1부: 부산에 올라 진짜 부산을 바라보다.
(재)부산 도시재생 지원센터 에서 지원하고 부산 여행특공대 가 함께하는 <원도심 재생 투어: 2탄 중구·서구편>에 참가했다.
설레는 마음을 품고 찾아갔지만, 무서운 기세의 폭우로 인해 <원도심 재생 투어: 1탄 동구편>의 코스와 섞은 실내 위주의 탐방을 하게 되었다.
후두둑ㅡ. 부산에서 힘겹게 살아온 삶들을 대변하듯 쏟아지는 빗방울과 흐린 구름이 탐방 내내 함께 했다.
부산유라시아플랫폼
출발 지점은 부산역 안에 있는 "부산 유라시아 플랫폼"이다.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기차타고 부산을 오면 가장 먼저 맡는 부산의 공기가 서려있는 곳이다. 비를 피해 모여 있는 노숙자들부터 바쁜 걸음을 움직이는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부산 유라시아 플랫폼 201호, 처음 집결장소 (최지이 제공)
이 곳에서 원도심 투어 버스를 타고 진짜 부산을 찾아 떠난다.
이 미니버스는 작고 안정감이 있기 때문에 험한 부산 지형의 오르막길, 내리막길, 좁은길, 굽은길을 잘 달렸다.
▲부산특공대 손반장과 함께한 원도심 재생투어 미니버스
부산포 개항 문화관
위치: 부산시 동구 증산로100
이용: 09:00~18:00(※월요일 휴관), 무료관람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과거 부산진성이 있던 자리에 지어진 <부산포 개항 문화관>이다.
▲안용복 기념 부산포 개항 문화관 입구
입구에 들어서면 부산의 지명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부산(釜山)의 한자는 가마솥처럼 생긴 산을 의미한다. 여러가지 사료들을 통해 현재의 좌천동 증산에서 유래되었다는 증산설과 자성대에서 유래되었다는 자성대 설이 있다.
여기서 우리는 부산이라는 산이 진짜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증산설이 맞다면 이 곳 부산포 개항 문화관에 온 것은 '진짜 부산'을 만나러 온 것이 된다.
▲부산의 지명 유래. 자성대설 vs. 증산설
부산은 우리나라의 바다와 내륙을 이어주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외국의 문물이 들어오는 관문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군사적으로는 국토 변방에서 왜구의 침략을 막는 중요한 군사요충지이기도 했다.
임진왜란 발발 시 첫 결전지가 바로 이곳 부산진성전투였으며 당시 정발장군이 왜군의 침략에 맞서 맹렬히 싸우다가 장렬히 전사한 곳이기도 하다.
입구 바로 옆, 부산포 개항역사에 대한 안내자료들이 전시되어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편에 가장먼저 보이는 모습. 부산포 개항 역사에 대한 안내가 있다.
세계의 많은 이들이 가장 먼저 밟은 한국 땅.
조국을 지키기위해 가장 앞장 서서 목숨을 내놓아야 했던 장소, 부산포.
부산포의 이야기들을 쭉 따라 읽어가다보면, 이 작은 장소에서 과거의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부산에 막 도착한 외국인들이 잔뜩 긴장되고 설렌표정으로 북작거리며 내 옆에 서 있는모습이 그려진다.
그러다가 폭격소리가 들리면서 전쟁에 굶주리고 다친 사람들이 주저 앉아서 울고 있는 장면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그 옆에는 가족과 나라를 지키기위해 두려움을 숨기고 전쟁에 나서는 사람들과 그들을 지휘하는 정발 장군이 우뚝 서있다.
뿐만 아니라 이 곳에서는, 독도지킴이 안용복 장군의 국토수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안용복 장군의 자랑스러운 이야기와 함께 우리 땅 독도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부산포개항문화관 내부. (출처: culture champion)
뜬금없이 안용복이 등장했다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안용복을 이 곳에서 기리게 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안용복의 호패에 적힌 거주지 주소 때문이다.
호패에 적힌 거주지 '부산 좌천1리 제14-3호'는 바로 이 동네 사람이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안용복 장군의 호패
홀어머니 아래에서 자란 안용복은 애국심과 뛰어난 일본어 실력으로 일본에 두번이나 독도가 우리 땅임을 확인시킨다.
그러나 그럴 때 마다 조선에서는 신분을 위조한 안용복에게 큰 벌을 준다. 두번째로 강원도 양양에 하옥되었을 때는 그 곳에서 부산 동래부까지 도주하기도 한다. 홀어머니를 뵙기 위해서였다.
그랬던 그의 행적은 1697년 3월 27일, 그의 처벌을 논하는 것을 끝으로 묘연하다.
그러나 그는 오늘 날 우리에게 매우 큰 역사의 한 장면을 선사해주었다. 이를 증거하듯 문화관에 들어서면 젤 끝 맞은편에서 풍겨오는 안용복 장군 동상의 당당함이 입구까지 엄청나다.
▲안용복 장군의 늠름한 모습
문화관은 벽부터 천장까지 하얀색으로 되어있는데 그 한 중앙에 있는 안용복 장군 동상은 푸른 색의 테두리에 둘러싸여있다.
동상 바로 뒤에는 큰 창문이 나있기 때문에 오후에 가면 햇빛이 쫘악 들어와서 안용복 장군이 빛 속에서 도포자락을 휘날리는 것으로 보인다.
푸른 테두리는 더욱 투명하게 빛나서 마치 바다 물결 속에 둘러싸인 것으로 보이니 날이 맑고 해가 떠있는 시간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동상 옆에는 2차 도일 당시 승선한 배에 달았던 깃발이 보인다.
깃발에는 '조울양도감세장신안동지기', '조선안동지승주'라는 한자가 적혀있다.
이 한자의 뜻은 '울릉도와 독도의 세금 징수를 담당하고 관리하는 감세장', '조선의 안동지가 승선한 배' 이다.
문화관의 한 쪽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조선 수군 의상 체험을 할 수있는 코너가 있다.
옷을 입고 이 곳을 거닐면 애국심과 수호정신을 좀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비가 많이 내리는 관계로 대여를 할 수가 없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는 기회니 한번 쯤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부산포개항문화관 외부. 안용복 도일선(출처: culture champion)
야외공간에는 안용복 도일선 전시관이 있고, 안용복 장군이 일본으로 건너갈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배를 복원하여 전시해 두었다.
산과 산이 만든 부산의 중간 있는 이 배는 금방이라도 바닷물을 타고 흘러 갈 것처럼 튼튼하고 좋아 보였다.
배의 앞 쪽에는 매립된 동네 나즈막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배의 뒤쪽에는 오래된 아파트들과 끝을 알 수 없는 계단들이 높게 줄지어있다.
▲부산포개항문화관 외부. 안용복 도일선(출처: culture champion)
도일선 전시관에는 일본으로 건너갔던 두 차례(1693,1696)의 기록과 함께 거사를 이뤘던 일행에 대한 기록을 상세히 전해주고 있어 역사책과 온라인사전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상세한 정보들도 알아볼 수 있었다.
다양한 모형과 매체로 부산포의 개항 역사와 안용복의 수호정신을 말해주는 이 곳, <부산포 개항 문화관>은 어린아이들이 관람을 하더라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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