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현1동 피란민촌을 아시나요?

'복현 그림마당'의 배경이 된 복현1동 피란민촌을 다녀오다

복현1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승인 2021.10.18 17:05 의견 0

2021년 9월 13일, 복현1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사업 '복현 그림마당'의 배경이 된 복현1동 피란민촌을 다녀왔다. 복현 그림마당은 피란민촌 어르신의 추억을 자원봉사자 청년과 함께 그려보는 프로그램이다. 피란민촌은 복현1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있어 가볍게 다녀올 수 있었다.

· 피란민촌의 역사

복현1동 피란민촌은 대구시와 경북대 소유의 국공유지에 위치해 있다. 한국전쟁 직후 신천강변에 모여 살던 피란민과 수해지역 이재민 등이 이주하여 마을의 형성 계기가 되었다. 이때부터 피란민촌이라는 명칭이 주민들 사이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복현1동 피란민촌 전경

이곳에는 100여 개의 소규모 무허가 주택이 밀집해 있다. 경북대와 인접해있기 때문인지, 아담한 피란민촌 사방으로는 원룸이 둘러싸고 있다. 피란민촌과 원룸의 사이에 서 있으면 마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원룸과 마주보는 피란민촌 주택

· 피란민촌 골목길

피란민촌 안쪽 길은 대부분 경사진 좁은 골목길로 이루어져 있다. 골목길이 규칙 없이 나 있기 때문에, 피란민촌 안을 걸으면 미로에 헤매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피란민촌의 모습은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발자국 소리뿐이어서, 아주 조용한 곳을 혼자 여행하는 것 같았다.

피란민촌 골목길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알록달록하게 색칠되어 있는, 60년의 세월을 간직한 집들을 볼 수 있다.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기 때문일까, 집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마을의 모습이 더욱 재미있고 개성 있게 다가온다.

피란민촌 골목길에는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듯한 낡은 리어카와 줄에 걸려있는 페트병도 간간이 보였다.

낡은 리어카
줄에 걸려있는 페트병

페트병이 어떤 역할을 하기에 여러 집에서 걸어두었나 궁금증이 일었다. 복현1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에 정리되어 있는 사진을 보고 나서야 해답을 알 수 있었다.

(출처 : 복현1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협소한 내부 탓에 빨래를 말릴 공간이 여의치 않은 집에서 줄을 설치해, 간이 건조대를 만든 것이다. 페트병은 벽과 옷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이런 모습들이 피란민촌을 더욱 정감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 피란민촌의 변화

피란민촌 사이를 다니다 보면 주인 잃은 비어있는 집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사람의 온기는 이미 사라져버린, 식물만 가득 자리한 집이다. 피란민촌은 주거여건의 악화로 2019년 복현1동 도시재생뉴딜사업 및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재정착할 수 있는 영구임대주택과 청년행복주택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현재 피란민촌의 모습은 오래 볼 수 없다. 하지만 많은 기록과 사진, 그리고 기억으로 언제나 남아있을 것이다.

비어있는 집

복현 그림마당의 배경이 된 복현동 피란민촌은 조용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마을이다. 오랜 세월을 간직하고 있는 만큼 모든 건물에서 시간의 흔적이 느껴진다. 이제 곧 이뤄질 변화로 인해 현재의 모습은 기억 속에만 남아있겠지만, 미래의 피란민촌 모습을 기대하며 추억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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