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전주역세권 자원순환공동체, 자원을 '다시봄'

도시재생대학,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을 가다
성매매 집결지였던 선미촌이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다

전주역세권 지원센터 정정현 승인 2021.10.18 17:13 의견 0


전주역세권 도시재생대학 주민제안형 지역자원순환 공동체과정 자원순환 선진지답사 -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전주역세권 도시재생대학 주민제안형 지역자원순환 공동체과정(이하 자원순환공동체)은 재활용 및 새활용(Re&Up-cycle)을 통해 지역자원의 선순환을 이루고자 형성한 공동체다. 아직까지 우리에게 생소한 새활용을 배워보고자 자원순환공동체 8인과 함께 서노송동에 위치한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을 찾았다.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에 위치한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외관(사진=정정현)


■ 전주역과 선미촌, 성매매 집결지였던 선미촌이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다

전주시청 뒷편에 자리한 성매매 집결지인 일명 '선미촌(善美村)'. 도심 한복판, 그것도 공공기관인 시청 뒤에 성매매 집결지가 웬 말인가 싶지만 배경을 살펴보면 납득이 간다. 우아동으로 현재의 전주역이 이전하기 전에는 전주시청 자리에 전주역사가 위치해있었다. 기차역 주변으로 형성된 전형적인 유흥가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도시재생의 물결이 이곳을 파고듦에 따라 선미촌은 '서노송동 예술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에 위치한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외관(사진=정정현)



■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건물이 있다. 선미촌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던 붉은 벽돌 건물, 바로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이하 다시봄)이 자리한 곳이다. 이곳은 과거 성매매 집결지였던 선미촌의 건물을 재건축하지 않고 리모델링하여 문화예술을 통해 자원을 재생시키고 새활용하고자 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지난 6월 개관한 다시봄은 전주시 내 폐자원을 '새활용(Upcycle)'이라는 이름으로 풀어나가고자 한다. 새활용이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재활용(Recycle)의 개념을 넘어 쓸모없거나 버려지는 물건을 새롭게 디자인해 질적·환경적 가치가 높은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재활용 방식이다.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로고와 1층 안내판(사진=정정현)



▶ 1층 - 공간 '파니'와 새활용 문화 공유

다시봄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탁트인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모임공간인 '파니'이다. 파니는 아무 일 없이 노는 모양을 뜻하는 순우리말인데, 제로웨이스트와 자원순환, 새활용과 관련된 문화를 공유할 수 있도록 각종 도서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평범한 라운지 같지만 곳곳에 새활용 제품들이 숨어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플라스틱 우유박스로 만든 책상과 폐타이어로 만들어진 의자 등 새활용과 관련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공간 '파니' 뿐만 아니라 다시봄 내 공간들은 모두 순우리말로 이루어져 있다.

'파니'에 모인 전주역세권 자원순환 공동체(사진=정정현)


▶ 5층 - 다락마루

1층을 둘러본 후 엘리베이터를 통해 5층으로 올라간다. 투명한 엘리베이터 창 밖으로는 성매매 업소가 운영되던 시절 경찰 단속을 피해 탈출하던 비밀계단이 남아있다.

5층은 옥상공간이다. 소규모 무대가 있어 작은 공연을 펼칠 수도 있고, 데크에 걸터앉아 잠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또한자원순환이라는 취지에 맞게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되어 있어 다시봄에서 사용되는 전력 일부를 태양광 발전으로 대체하고 있다.

다락마루(사진=정정현)


▶ 4층 - 도래도래터와 모임터

도래도래는 '여러 사람이나 물건이 주위에 동그렇게 둘러 있는 모양'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원형으로 이루어진 도래도래터에서는 힘들게 몸을 틀지 않아도 서로의 얼굴을 마주볼 수 있다. 여기에선 행사나 강연 등을 진행하며, 시민들에게 자원순환과 새활용에 대한 의미를 시각적인 이미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벽화가 그려져 있다. 모임터는 작은 회의나 세미나, 교육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다.

왼쪽부터 사람과 환경 강재원 대표, 전주역세권 자원순환공동체 8인 및 현장센터 3인 (사진=다시봄 제공)


▶ 3층 - 기억의 방과 기획전시장

구불구불한 계단을 내려오면 새활용 전시장이 우리를 맞이한다. 전시장 한 켠엔 '기억의 방'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 전시된 작품은 선미촌에서 일했던 여성들의 옷감으로 만들어졌으며, 붉은 해먹은 편하게 잠들지 못한 삶을, 분홍색 육각형은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지지를 의미한다.

기획전시장에는 다시봄 개관 기념 기획 전시인 '전주X업사이클러 5인전'이 열렸다. 폐유리에 회화와 오브제 작업을 하거나 폐자원에 다른 물성을 결합하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동물가죽 대신 폐현수막으로 만든 장구는 자원순환 공동체의 생각보다 탄성있고 소리가 좋아 놀라움을 표했다.

업사이클 작품을 관람하는 자원순환 공동체(사진=정정현)


▶ 2층 - 길트기꾼과 곰비임비터

길트기꾼은 버려지는 자원을 실험하고 소재를 개발해 새활용 제품을 상품화 할 수 있는 창업자의 입주 사무실이다. 3층에 전시되어 있던 폐현수막 장구를 만드신 작가님 또한 이곳에 사무실을 두고 작업을 하고 있다.

곰비임비터는 새활용 체험과 교육공간으로 활용되며 입주기업들의 공유 작업실로 사용된다. 유리 회화, 병뚜껑 사출, 패브릭 디자인, 소품제작 등 업사이클링을 체험할 수 있는 시민 대상 무료 프로그램과 단체 유료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업사이클링 체험 설명을 듣는 자원순환공동체(사진=정정현)


아름다운 가게와 같은 재활용 녹색가게만을 생각했던 자원순환 공동체에게 새활용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 뜻깊은 시간이었다.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이라는 이름처럼 버려지는 자원을 다시 보고(Re:See) 새활용하여 자원선순환을 통해 전주시에 다시 봄(Re:Spring)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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