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하루] 역사 속을 거닐다 "전라감영"

전주시사회적경제도시재생지원센 승인 2021.10.20 12:09 의견 0

전주 원도심 일대에서 진행 중인 '전통문화 중심의 도시재생 사업'은 이번 연도를 끝으로 마무리 될 예정이다. 그 동안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 물리적인 환경 개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객리단길, 웨리단길, 고물자 골목, 둥근숲 등이 그것의 결과이다. 원도심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기 위해 원도심 사업의 일환으로 복원된 '전라감영'을 방문하였다.

■ 전라감영을 알다.

전라도의 ‘전’은 전주를, ‘라’는 나주를 의미할 만큼 전라도의 중심지는 전주였다. 전주는 전라도의 수도 역할을 하며 정치의 중심지이자 문화의 중심지였다. 그 중심에 있던 곳이 바로 “전라감영”이다. 전라감영은 행정, 사법, 군사의 최고 책임자가 통치하던 곳으로, 전라감영의 최고 실권자인 전라감사는 전라도 통치 행정을 총괄하였다. 위로는 국왕의 지휘와 통제를 받으며, 아래로는 전라도 56개 군·현의 수령들을 지휘 통솔하였다. 전라감영을 거쳐 간 역대 전라감사의 수가 557명이고, 조선 시대 전라감영 건물의 총 개수가 41동이었다는 걸로 그 규모가 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과거 전라감영의 선화당 모습
과거 전라감영의 관찰사들

또한, 동학농민혁명의 시기에는 봉건 정부와 동학농민군 사이에 역사적인 ‘전주화약’이 체결되었던 곳이며, 군·현 단위 집강소 정치 시기에는 집강소의 총본부인 전주에 감영대도소를 설치하여 전라도의 혁명적인 개혁정치를 지휘하였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였다. 이런 의미를 간직하고자 전라감영 터는 도 지정 기념물 제107호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1951년, 경찰서 무기고에서 폭발이 일어나 선화당을 비롯한 부속 건물이 불에 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폭발이 있던 이듬해 그 자리에는 전라북도청사가 들어서게 되었고, 이후 의회와 전라북도 경찰청 건물이 들어서게 되었다. 현재 전라감영 안에는 전라북도청의 청사 흔적을 확인 할 수 있다. 한 공간 안에서 여러 시대의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

이후, 도청사가 이전하면서 전라감영을 복원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관찰사가 집무를 보던 ‘선화당’을 중심으로 전라감사 식구들의 거처인 ‘내아’, 감사가 민정과 풍속을 살피던 ‘관풍각’, 정무를 보다 휴식을 취하는 ‘연신당’이 복원되었고, 보좌관들의 집무를 보던 ‘비장청’은 터의 위치만 복원되었다.

복원된 전라감영의 모습


■ 전라감영을 만나다.

전라감영은 고증을 통한 복원된 모습뿐만 아니라, 현대의 과학기술을 접목하여 당시의 시대상을 만나볼 수 있다. 선화당에서는 조선시대 전라감영에서 일어났던 일화들과 관찰사가 일하던 모습을 영상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었다. 영상은 벽면을 가득 채웠는데 마치 그 영상 속에 내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또, 조선 시대 모습이 복원된 주방이나 가마 등의 모습을 보니 정말 내가 조선 시대로 시간여행을 간 기분이었다. 관풍각에 올라가 전라감영의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관찰사가 된 것처럼 뒷짐을 지고 걸어보기도 했다. 역사의 현장인 전라감영의 모습과 현대의 건물들이 들어선 모습을 함께 보니 기분이 묘했다. 조선 시대 관찰사가 이런 모습을 보고 놀라는 장면이 상상되었다.

■ 전라감영을 느끼다.

3D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활용한 실감형 콘텐츠로 시대상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디어 파사드 행사로 찬란했던 전라감영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현재는 공연을 하고 있지않아 사진으로 그 모습을 보니 더욱 아쉬웠다.

전라감영의 실감형 콘텐츠

이뿐 아니라, 역사적 지식으로 스토리텔링 한 투어와 게임을 운영하며, 전라감영의 진상품을 손수 만드는 체험 교육과 전통음악 공연도 진행한다고한다.
스토리텔링 한 투어가 바로 “전라감영이 돌아왔다”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5명의 관찰사가 전라감영의 역사를 재밌게 풀어내는 행사로, 전주의 역사와 관찰사의 일상을 체험하고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야외 방 탈출 이벤트를 진행한다.
전주의 역사와 놀이, 공연이 포함된 전라감영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역사의 공간에서 하는 방 탈출은 어디서도 해보지 못하는 경험일 것이다.

'전라감영이 돌아왔다'포스터와 현장스케치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홈페이지)

■ 전라감영을 걷다.


전라감영은 복원과 더불어 주변 길을 전주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걷기 좋은 길’로 조성하였다. 전라감영부터 완산교 교차로까지 약 500m 구간이 새롭게 조성되었다. 기존 15m의 차도를 8~9m로 줄이고, 3m의 보도를 양쪽으로 신설하였다. 보도는 화강석으로 포장되었으며 조명과 식재를 활용하여 전라감영과 어울리는 전통미가 있는 거리가 되었다.

또, CCTV와 무인 단속 카메라, 가로등, 보안등 등을 곳곳에 설치하고 버스 정류장도 개선해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보행환경이 조성되었다. 해질 무렵 조명과 길과 식물들이 어우러진 모습을 보니 전라감영에서의 감동이 길에서도 여전히 이어지는 듯했다.

전라감영로 '걷기 좋은 길'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전라감영 일대는 전주의 역사를 대표하는 곳으로 다시 태어났다.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은 원도심의 의미와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그렇게 갈 수 있었던 이유는 그곳을 지키고 지키려 했던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있다면 전주시의 원도심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나아가 미래로 나아갈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_전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 김영민 인턴)

저작권자 ⓒ 한국표준협회 지속가능도시추진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