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시재생은 '나'로부터 시작됩니다" 신중진 경복궁서측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을 만나다

경복궁서측 최규민 승인 2021.11.06 08:28 의견 0

경복궁서측은 도시계획 활성화 첫 번째 단계인 '계획수립 단계'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2021년 연말까지 계획수립을 마치고, 2022년 1월부터는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접어들기 때문에 경복궁서측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모든 일에서 그렇듯이 계획수립은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이 계획(안)을 바탕으로 예산이 편성되고, 향후 실행 단계에서의 방향과 목표가 설정되고, 크고 작은 계획들 간의 인과관계가 도시재생의 성패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경복궁서측 도시재생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진행 될 예정인지 알아보기 위해 경복궁서측 도시재생지원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성균관대 건축학과 신중진 교수를 만났다.

신중진 경복궁서측 도시재생지원센터장, 2021년 9월 27일 경복궁서측 도시재생지원센터 (종로구 필운대로 27-4)에서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 최규민 인턴)


최규민 인턴 (이하 '최') =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독자분들에게 간단한 소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중진 센터장 (이하 '신') = 서울형 도시재생 1호 사업이었던 창신·숭인 지역 도시재생사업에서 총괄 코디네이터를 지냈고, 현재는 경복궁서측 도시재생지원센터장으로 일하는 신중진이라고 합니다.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그리고 문화융합대학원에서 건축과 도시, 공간문화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최 = 도시재생이라는 용어는 많이 들어봤지만, 도시재생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도시재생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신 = 갑자기 도시재생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누군가는 되게 어렵게 느낄 것 같습니다. 도시재생은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일상 공간 속에서 '이건 좀 고쳐졌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문제, 혹은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을 같은 지역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모여 이야기를 나눠가며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어진 시간과 예산 안에 행정, 전문가, 주민이 중심이 되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도시재생이라고 합니다. 도시재생은 다양한 분야의 사업들을 마중물 단계부터 지속적으로 주민분들이 참여하게끔 한다는 점이 다른 사업들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주민들이 마을에 대해 생각하고, 바꿔나갈 수 있고,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도시재생은 남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나로부터' 시작할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최 = 12~13년 전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으로 있으셨을 때, 경복궁서측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당시와 비교해서 지금과 달라진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신 = 그 당시에는 길과 집, 모든 생활 환경에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또, 재개발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정책과 규제들로 인해 재개발이 이뤄지지 않자, '재산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주민 불만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지금, 주민들의 인식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이 이 지역에 많은 보물들과 역사적 가치가있다는 것을 많이 알고 계신다는 점입니다. 동네에 오랫동안 살고자 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는 점이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또, 카페, 갤러리, 음악, 문학, 책방 등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는 요소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도 경복궁서측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경복궁서측 도시재생지원센터 구성원. (사진 = 최규민 인턴)


최 = 센터장님은 센터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계신가요?

신 = 저는 여러분들의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 여러분들이 하는 모든 일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민 분들과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주민과 행정과의 관계를 잘 조정하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영역이 주민분들의 생각과 많은 차이가 있지 않는지 검토하고 고민하면서,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재생사업을 주도할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10년 뒤, 20년 뒤의 경복궁서측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지금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질과 양,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는 것이 제가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 = 도시재생 사업을 하시면서 보람을 느낀 적이 있으신가요?

신 = 매 순간 보람을 느끼고 있죠. 서울 최고의 핫플레이스에서 도시재생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 경복궁서측에 살고 계신 대한민국 최고의 주민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입니다. 또, 유능한 코디네이터 분들, 열정적인 서울시, 종로구 담당 공무원 분들, 뛰어난 전문가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잘 소통하고 조화를 이루면서 도시재생을 잘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 = 경복궁서측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신 = 이건 사실 비밀인데... (웃음) 세종대왕과 영조가 태어난 곳으로, 조선시대 왕족들이 많이 살았던 곳입니다. 조선 후기로 가면 중인 세력들이 들어와 외국의 문화, 문명이 가장 빨리 들어온 곳입니다. 윤동주, 이상 등 지식인들도 많이 머물렀던 곳으로 다양함이 공존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잘 사는 사람, 가진 사람, 똑똑한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라, 누구라도 이 지역에 살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조선시대부터 근현대를 거쳐 다양한 공간 자원, 인적 자원, 콘텐츠들이 충분한 지역이기 때문에 계속 유동성 있게 변화해 나가는 것이 가장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최 = 도시재생사업에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계신가요?

신 = 딱 두 가지에 특별히 신경쓰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지쳐서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것', 두 번째는 '서로 협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 입니다. 특히 매주 목요일을 '경복궁서측의 날'로 정해, 딱딱한 정기회의 대신에 센터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센터에서 일하는 코디네이터, 전문가가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지역의 좋은 사례들을 함께 공유하며 경복궁서측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을 위해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 = 마지막으로 주민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신 = 늘 주민 여러분들을 잘 섬기면서, 우리 모두가 꿈꾸는 멋진 경복궁서측 도시재생사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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