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출신 음악가의 일생을 담다 '고복수 음악관'

울산도시재생지원센터 한수빈 승인 2022.03.15 01:30 의견 0

고복수 음악관
ⓒ울산광역시 공식블로그

정겨운 골목길을 따라 가다보면, 옛날 주택 형식의 고복수 음악관이 나온다. 울산 중구 병영 출신의 국민가수 고복수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이 공간은, 2018년 가정주택을 리모델링하여 1층은 고복수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관, 2층은 음악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청춘고복수길
ⓒ촬영 한수빈

중구 원도심은 중앙동만이 아니라 성남동, 옥교동, 복산동, 북정동 일원에 걸쳐져 있다. 시계탑 사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400~500m 내외의 원도심은 도시재생을 통해 도시의 문화예술, 역사, 체험을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이 되어 가고 있다.

도시재생을 통한 문화의 거리, 골목길의 변화가 계속되고 있는데, 2017년 조성된 청춘고복수길은 고복수의 이야기를 약 200여m에 이르는 골목길 곳곳에 재연한 도시재생 사업이다.

고복수길은 원도심 문화의 거리 곳곳에 흩어진 갤러리 등 예술공간을 하나로 이어주고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우리가 방문한 고복수 음악관이 위치해 있다.

고복수 동상과 노래비
ⓒ촬영 한수빈

고복수는 1911년 울산 중구 병영 국수집의 아들로 태어났다. 유년 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했던 그는 18세에 울산에서 개최된 전국가요 콩쿠르 예선에 출전하여 뽑혔고, 부산 공회당에서 열린 콩쿠르대회에서도 1등을 차지했다.

가수의 꿈을 꾸고 있었지만 서울로 올라갈 여비가 없었던 그는 아버지가 잠들었을 때를 틈타 장롱에서 60원을 꺼내 상경했다. 1933년 콜롬비아 레코드사가 주최한 서울 본선에서 당당히 3등을 했는데, 당시 그는 22세였다고 한다.

고복수의 <타향살이>가 흘러나오는 축음기
ⓒ촬영 한수빈

1934년-쌀 한 가마니가 5원이던 시절, 고복수는 1,000원의 계약금을 받고 오케 레코드사로 옮겨갔다. 이후 그는 최고 출세작이자 민족 고전 가요인 <타향>으로 엄청난 히트를 했다. 잇따라 <사막의 한> 그리고 떠돌이 유랑단 배우의 신세를 슬프게 노래한 <이원애곡> 역시 성공하며 그의 전성기는 이어졌다.

<타향>과 <이원애곡>이 수록된 음반은 발매 1개월 만에 5만 장이 팔렸으며 단번에 만인의 애창곡이 되었다고 한다.

고복수 음악관의 오래되어 보이는 축음기에서는 실제로 <타향살이>가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타향살이의 고됨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담긴 내용에 시대상의 슬픔까지 더해져 더욱 애잔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고복수 음악관 내부
ⓒ촬영 한수빈
고복수 아내 황금심 선생님과 가족들
ⓒ촬영 한수빈

고복수 선생에 대한 설명을 따라 전시를 보다 보면, 그의 노래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가족에 대한 소개도 볼 수 있다. 그의 아내 황금심 선생님 또한 울산의 대표곡 <울산 큰 애기>를 부른 가수로, 그들의 자녀 또한 모두 음악인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고복수의 곡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
ⓒ촬영 한수빈

음악관 내에는 고복수 선생의 음악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1934년에 발매된 유성기 음반은 상태가 양호하지 않아 재생이 불가능했지만, 울산음악창작소가 국내 국악과 음반 애호가로 알려진 정창관 평론가와 공동으로 복각에 성공하였다. 덕분에 고복수 선생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

고복수 음악관 내부
ⓒ촬영 한수빈

고즈넉한 분위기의 전시관을 둘러보다 보면, 고복수 선생이 노래를 부르던 시절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옛 주택을 활용한 고복수 음악관 조성 사업은 고복수라는 인물에 대한 기념뿐만 아니라 당시의 기억 또한 불러일으킨 공간 조성 사업이다.

196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 울산의 중심상권을 이끈 중구 원도심은 한때 쇠락을 거듭하다 울산문화의 중심지로 재탄생했다. 카페와 식당, 맛집이 즐비한 문화의거리를 비롯해 울산출신 국민가수 고복수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고복수길, 최근 개관한 울산시립미술관 등이 어우러지면서 과거와 미래, 울산의 문화를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고복수 음악관

위치 울산광역시 중구 중앙1길 9

운영 10:00 ~ 18:00 (월요일 휴무)

입장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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