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을역사관 특집 - 반송의 옛 모습을 간직한 분들을 만나다

마을역사관 내부 자료 확보에 도움을 주신 분들 - 주민, 기관

해운대도시재생지원센터 최지영 승인 2022.10.05 18:22 의견 0
△반송2동 마을역사관 투시도(안)


반송2동 마을역사관은 도시재생뉴딜사업 중 세대공감 생활골목 장소화 시범사업을 통해 조성된다. 마을역사관은 마을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고 연결하며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는 거점 시설이자 마을의 초입에 위치하게 될 '첫인상'의 역할 또한 수행한다.

2022년 해운대구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는 마을역사관 내부 전시실에 구성될 반송2동 역사에 대한 내부 자료 확보를 위해 반송2동 주민자치회에 협조를 요청하고, 주민들에게 자료 제공을 요청하는 홍보를 진행했다.

마을역사관 내부 자료 확보를 위해 스스럼없이 자료를 제공한 반송2동 주민 황숙연 선생님과 김혜정 느티나무 도서관 관장님을 만나 반송2동과 마을역사관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반송2동 주민 황숙연 선생님]

△ 황숙연 선생님 인터뷰 모습. 취재를 위해 방문했을 때 마침 고구마 줄기를 손질하고 계셨다. 소탈하게 기자를 맞아주셔서 부담없는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사진=최지영 기자]



Q1. 반송에는 언제부터 살고 계셨나요?

▶ 1981년도에 대연동에서 여섯 식구와 함께 반송으로 넘어와 40년째 살고 있습니다.

Q2. 선생님께서 기억하시는 반송은 어떤 동네였나요?

▶ (대연동에서 반송2동으로) 넘어왔을 때, “진짜 이런 데가 있나”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너무 시골 같았거든요. 그때는 지금처럼 지하철도 없었던 때라 교통도 매우 불편했고, 도로가 정비되지 않아 비오는 날에는 길이 진흙범벅이 되곤 해서 늘 장화를 신고 다녔습니다. 살면서 불편한 점도 종종 있었고, 자녀의 진학 때문에 시내로 나가 살자는 말도 나왔지만, 계속 지내다 보니 지금까지 반송에 거주하는 반송 토박이가 되었네요.

△ 80년대 반송2동 모습. 자료 제공 황숙연 선생님

Q3.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반송에서의 추억이 있나요?

▶ 1998년 즈음에 쓰레기 매립지 설립 반대를 위해 주민들이 대동단결하여 시위를 하였던 일이 생각이 나네요. 반송은 문만 열면 옆집이 있는, 그만큼 이웃의 정이 많은 마을입니다. 주민 모두가 쓰레기 매립지 설립을 반대하기 위해 농산물시장 쪽 큰 도로에서 모여 크게 시위를 했습니다.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대동단결했던 그당시 모습은 아직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Q4. 추억으로 남아 있는 일들도 있지만, 변한 동네가 아쉬운 점도 있었나요?

▶ 지금 우리 동네는 젊은 층이 많이 떠나고 빈집이 굉장히 많은 상태에요. 인구가 10만 명 정도에서 3만 명 정도로 줄었어요. 이렇게 (도시재생) 사업지로 선정이 되어 몇몇 빈집을 주차장과 골목 놀이터로 만들어 주셨지만, 아직 빈집이 많고… (사람이 살지 않아 관리되지 않는 모습이 아쉽습니다.)

Q5. 주신 자료를 기반으로 마을의 초입에 마을역사관이 생기는데요, 마을역사관이 생기면 어떻게 사용하고 싶으신가요?

▶ 솔직하게 주민 입장으로 마을역사관이 생긴다면 한번 가볼 것 같아요. 하지만 이후에는 반송의 역사를 잘 모르는 외부인들과 젊은이들이 주로 방문해서 반송의 역사를 보고 갈 수 있을 것 같네요.

Q6. 앞으로 기대하는 반송의 모습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 12여 년 전부터 반송에 지하철(4호선)도 생기고, 버스도 많아지면서 지금의 반송은 예전에 비하면 ‘신선’이 되었어요. 변화 보다는 지금처럼 이웃의 정과 편안한 가정이 지속되었으면 하네요.(웃음)

[느티나무 도서관 김혜정 관장님]

△ 김혜정 느티나무 도서관 관장님 인터뷰 모습. 최지영 기자

Q1. 느티나무 도서관에서 언제부터 근무하셨나요?

▶ 1997년도에 마을 활동을 위해 반송으로 와서 주민공동체 '희망세상'을 조직하고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7년 느티나무 도서관 설립 이후 느티나무 도서관 관장을 재임하고 있습니다.

Q2. 관장님께서 살아본 반송은 어떤 동네였나요?

▶ '십시일반' 정신이 있는, 주민의 힘이 있는 마을이었습니다. 도시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주민공동체가 존재하는 곳이었죠. 느티나무 도서관도 행정의 도움 없이 주민 스스로가 조금씩 보태고 보태서 만든 곳입니다. 주민들끼리 자체적으로 정책도 제안하고 활동도 합니다. (마을역사관 자료로 드렸던) 쓰레기 매립지 투쟁이나 해맞이, 음악회 사진들을 보면 마을과 마을의 주민들을 생각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볼 수 있어요.

△ 쓰레기 매립장 반대 투쟁 모습. 자료 제공 느티나무 도서관

Q3.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관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반송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 반송의 매력은 ‘사람’, ‘관계’ 라고 생각합니다. 반송의 매력은 겉으로 잘 보이지 않습니다. 동네 모습 자체에서는 매력을 못 느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사람과 관계에서 만큼은 특별합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요. 마을을 돌아다니다 주민을 만나면 다 서로 아는 사람이에요. 또 만나면 항상 반가워요.

Q4. 마을역사관처럼 느티나무도서관에서 반송의 모습을 담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나 활동이 있나요?

▶ 일상에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공동체는 '말을 거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한반 나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도서관에 초등학생들을 초대해 이야기 나눠 보기도 하고, 『찾아가는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저희가 직접 주민들에게 다가가 다양한 책을 소개하고 교류하기도 하죠.

Q5. 주신 자료를 기반으로 마을의 초입에 마을역사관이 생기는데요, 마을역사관이 향후 어떻게 운영되었으면 좋겠나요?

▶ 건물 같은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장소에 담긴 사람의 이야기, 골목의 이야기가 담기면 좋겠습니다. 또 역사의 스펙트럼을 넓게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만난 것도 역사라고 할 수 있어요. 과거부터 현재까지 아카이빙이 공존하는 '생동하는 역사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6. 앞으로 기대하는 반송의 모습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 지금 반송은 왕성했던 과거 활동에 비해 정체기인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움츠러든 것도 있습니다. 일상이 회복되고 있는 만큼 사람과 관계가 회복되고, 다시금 역동적이고 생기있는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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