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새해를 맞아 4.19도시재생지원센터의 모습과 직원들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4.19도시재생지원센터는 4.19사거리역에서 도보로 약 5분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2016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우이동, 그리고 4.19사거리 지역 일대의 정주환경개선 및 우이브루어리 로컬브랜딩 기획, 간판개선사업, 도시재생대학 등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왔다. 이곳에서 약 5년간 진행되었던 여러 주민공모사업을 비롯해 과거 활동들을 돌이켜보려고 한다. 첫 인터뷰는 조은진 코디네이터와 진행하였다.
조은진 도시마케팅코디네이터 (촬영 : 차성준 인턴)
Q. 조은진 코디네이터는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요?
4.19도시재생지원센터에는 총괄코디네이터, 사무국장 그리고 3명의 분야별 전문 코디네이터로 나뉘어져 있어요. 주민 분들과 직접 만나고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전반적인 운영업무를 하는 ‘공동체 코디네이터’, 지역의 비즈니스 관련하여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시켜 최종적으로 마을기업을 목표로 하는 ‘타운매니지먼트코디네이터’, 그리고 저는 도시마케팅코디네이터로서 4.19도시재생지원센터의 홍보 및 디자인 총괄업무를 도맡아 했어요.
사업 초기에는 센터의 CI제작부터 포스터나 인쇄물을 제작하고 센터 컨셉을 홍보하고 센터의 이미지 마케팅을 담당했어요. 센터에서 진행하는 행사나 사업의 포스터는 모두 제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웃음).
Q. 본인에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사업은 어떤 것이었나요?
제가 도시마케팅 이런 키워드로 일하다 보니 문화예술인과 밀접하게 일하고 또 문화기획 프로그램을 전담했어요. 그 때 가장 처음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바로 마을축제 만들기였어요. 그래서 문화예술 협의체와 많은 회의를 통해 ‘씨아트 우이’ 라는 명칭의 축제를 진행했어요.
첫 대규모 행사이기에 기획부터 실행까지 모두 기억에 남으며 뿌듯했지만 정말 많이 힘들었었죠. 사실 축제는 보통 하나의 컨셉으로 공통된 얘기가 나오는데, 임원들 간의 갈등과 분야별 타협점을 찾지 못하며 서로 콜라보하기 너무 힘든 구조였어요. 또한 축제까지 정해진 기간이 촉박했고, 결국 개별 분야별로 소규모의 6개 이벤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아쉬운 마음이 들며 지금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억에 남네요.
Q. 가장 최근에 마무리 되었던 우이 브루어리 마스터 과정과 성과발표회는 어떤 건가요?
우선 성과발표회란 주민공모사업같은 걸 했을 때 서로의 사업을 공유 하면서 다음에 더 발전된 마을사업을 도모하기 위한 그런 자리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이번 우이 브루어리 마스터 과정은 주민공모사업은 아니지만 마을기업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커뮤니티비즈니스 프로그램으로서 출발을 한 것으로 로컬 콘텐츠를 통해서 로컬 크리에이터를 양성하고 또 로컬 프로덕트를 만들어서 마지막은 로컬 비즈니스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브랜딩을 위해 우이동에 대한 이미지 맵핑을 정말 많이 했어요. 지역에 어울리는 요소들에 집중하며 우이동이 과거 풍류와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여유로움이라는 결론이 나왔고, 이걸 막걸리로 풀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 하게되었어요.
물론 막걸리를 기획안을 제시 후 주민들 분들에게도 좋은 반응이 나오며 잘 진행되나 싶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많은 인원이 참여하지 못해서 매우 아쉬운 마음이에요. 하지만 첫 기초교육으로서 이론부터 실습까지 경험하며 주민 분들의 기본적인 술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갔고 다음 단계에는 어떻게 응용해서 제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계기로 가기 위한 평가단계라고 생각해요. 가능성이 보였어요.
Q. 이번 우이브루어리 제품디자인에 한성대학교 디자인학부가 참여했다고 들었습니다.
한성대학교 디자인학부는 간판개선사업 참여가 인연이 되어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센터도 대학교도 도시재생사업을 디자인으로 표현하는게 생각보다 어렵다라는 것을 간판개선사업을 통해 깨닫게 되었어요. 특히 도시계획적 이론을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것은 주관적인 해석이 너무 관여되고, 일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과 하면 정말 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간판개선사업과 역사문화예술특화거리 발제, 마을마케팅 브랜딩 사업 때 회의 참석 및 자문 등을 통해 외부 전문가로서 도시재생사업 디자인에 대해 이해하는 정도가 높다고 생각해 이번 우이브루어리 디자인도 의뢰를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민간기업이나 전문 특화된 업체에게는 용역을 맡기기에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요. 그래서 교육적인 측면으로 접근해서 산학협력 관계가 될 수 있어서 가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Q. 도시재생대학 심화과정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어떤 변화들이 있었나요?
코로나19로 비대면으로 전면적인 변화는 아니고 병행을 해야하는 상황이 왔었죠. 모임 제한, 방역지침을 준수해야하는 것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사실 오프라인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소통이 활발한데, 온라인의 특성상 누군가는 진행해야하고, 한 사람의 발언이 끝나야 이어질 수 있는 물리적인 한계로 시간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습니다.
또한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에티켓이 제대로 정착 되어있지 않아서 소통이 매번 어려웠어요. 하지만 도시재생대학은 진행해야했기에 SNS매체를 통해 소통하고 또 사업내용을 공유하고, 어떤 결과를 냈는지 알려주는 역할을 수행하려 노력했습니다.
코로나19 전에는 한가지 주제로 가지고서 회의를 해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발의를 하다보니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각자 의견제시가 너무 중구난방이었고 단합이 안되고 성과가 없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온라인은 오는 단계는 어렵지만, 그만큼 사업에 진정성 있는 사람들이 더 모여든다는 장점과 그런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자잘한 모임들이 퍼져나가며 네트워킹이 다양하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 존재했어요. 양보다 질의 느낌으로 도시재생사업에 관심있는 사람들과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해줄 수 있었던 기회였죠. 물론 단점으로는 새로운 주민 분들의 유입이 어렵다 점. 사실 온라인은 아직 접근성이 좀 높다고 생각해요.
Q.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며 어려운 점들이 있었다면?
사실 어려웠던 부분이 상당 부분 많았습니다. 우선 주민의견 반영이에요. 도시재생사업 중 가장 중요한게 주민의견인데, 정말 다 좋은데 서로 우선순위가 다르기에 가장 좋은 의견 3개만 반영된다 했을 때 모든 사람들의 합의를 이끌어내는게 매우 어려웠어요.
특히 서로가 배려하지 않으면 타협점이 나오기 쉽지 않고, 또 그 배려가 나오기까지 센터가 지속적으로 사람들 사이를 연결하고, 모임을 결성하고 또 그들 간의 벽을 허물어주는 중간단계를 수행해야 했어요. 주민 분들 찾아가고, 약속 잡고, 차 마시고 또 점심 먹고…
다른 사람들은 별거 아니라 생각하는 일상일 수 있지만 도시재생사업에서는 가장 크리티컬한 사업비즈니스모델, 영업방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걸 정말 열심히 했어요. 더군다나 민간 비즈니스가 아니기 때문에 이윤에 대한 목적의식이 있어서 활동하는게 아니라서 주민 분들의 이 사업을 이해못해주실 때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었죠.
예산의 한계도 항상 존재했었어요. 한겨울 센터에서 온수가 나오지 않는 것을 느끼고 저는 센터 시설에 대한 최소한의 조건을 보장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비용처리 부분에서 힘들거나 적합하지 않아서 반려당한 경우가 종종 있었으니까요.
Q. 앞으로 사업기간이 종료된 후, 4.19도시재생지원센터의 거취와 역할이 궁금합니다.
아직 확실히 정해진 건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슬슬 주민 분들과 마음이 맞아간다고 생각이 드는 와중에 기간이 다되었다는 것이 조금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주민들이 만들어낸 협동조합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협동조합은 시에서 추진하는 마을기업에 공모해서 당선되며 활동을 시작하는 것인데, 우리가 온전히 기반을 마련해주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사업이 종료되고 유지보수 단계로 접어들며 협동조합이 지역과 관련된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이끌어내서 발전시킬 수 있는 코디네이팅 과정은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센터의 전문 코디인력의 도움이 컸지만 주민들도 함께 사업에 대한 테스트베드를 거치며 주민 역량도 크게 향상되었어요. 아직 많은 장벽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것은 지역 주민 스스로가 코디네이팅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사업에 대한 기반을 형성하고 스스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는 선순환 반복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이것은 주민들의 의지와 시의 지속적인 관심이 정말 필요합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형성하고 그들이 본보기가 되서, 그 분들을 시작으로 다른 협동조합들이 생기는 것이 목표입니다.
센터가 떠나더라도 형태나 소속을 떠나 어떻게든 현재까지 센터가 수행했던 기능과 역할은 지속되어야 한다고 보는거죠.
Q. 지역주민들에게 바라는 점?
도시재생사업을 긍정적으로 봐주시고 함께 동참해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죠.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의식향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도시재생사업을 떠나서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라는 부분에 인색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또한 배려심과 포용심이 필요해요.
지역 주민 분들도 5년간의 시간을 통해 서로가 너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일상적으로 녹아드는 그런 마인드가 더 좋다는 것을 알게 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함께 열심히 했던 행사나 사업들을 기억해주시며, 저희와 함께 겪었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또 다른 사업이나 기회가 찾아왔을 때 꼭 잘 잡으시길 바랍니다.
Q. 개인적인 소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도 처음에는 경험과 지식, 모든 부분에서 처음 도시재생을 접하는 주민들과 다를게 없었습니다. 다양한 측면으로 재생지역을 활성화시킨다는 개념은 너무 포괄적이라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이곳에서 너무 많은 걸 보고 배웠고, 매일매일이 새로운 도전같았어요. 아마 주민들은 저보다 더 큰걸 알게 되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장기간 일을 하는 과정 속에 주민으로도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 사업으로 계기로 공부를 더 하게 되어 석사 논문까지 쓸 수 있게 되어 도시재생과 4.19도시재생지원센터가 저를 성장시켜주었다고 생각해요. 활동하는 마을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이야기하며 다른 방식으로라도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저작권자 ⓒ 한국표준협회 지속가능도시추진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