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화발전소 공감 사무국장, '문화기획자가 뭐 별 거람? 나야 나'

문화와 예술의 가치를 믿는 문화 기획자의 성내동에서의 삶을 엿보다.

삼척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천호은 승인 2022.10.26 09:42 | 최종 수정 2022.12.03 07:48 의견 0

도시재생사업으로 재탄생한 금성장 건물 3층엔 밝고 따스한 미소를 가진 사람이 있다. 종종 센터에 들를 때마다 반갑게 인사하시며 우리들을 예쁜 말로 북돋아주는 고마운 사람. 문화와 예술의 인문학적 가치를 온 몸으로 느끼고 나누고자 하는 그녀를 만나보았다.

문화발전소 '공감' 한지숙 사무국장



Q. 본인 소개와 문화발전소 공감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협동조합 문화발전소 공감의 사무국장 한지숙입니다. 조합에서 여러 사업들의 기획과 운영을 담당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제가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다보니 그 지역에 가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면서 함께 부대끼는 걸 좋아해요. 그 속에서 그 지역을 닮아가고 그 지역을 담아내고 싶어하는 문화 기획자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요? 하하.

Q. 아니요, 다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네요.

A. 음, 문화라는 것은 일상이고 어려운 것이 아니잖아요. 우리가 밥 먹고 즐기고 인터뷰하는 것처럼 이야기 나누고… 이런 것들이 다 문화니까 이를 이끌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나를 문화 기획자라고 해야겠다’ 라고 스스로 생각한 거죠.

이어서, ‘공감’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제가 몸 담고 있는 협동조합 문화발전소 공감은 전문 예술가와 공동체 활동가들로 구성된 단체고요. 문화예술교육 및 체험, 각종 전시,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문화적 교류와 공감을 추구하고 있어요. 처음 시작은 문화예술 분야에 국한되었지만 현재는 어촌지역 활력 증진 지원을 위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어요.

인터뷰 진행 모습

Q. 삼척 분이 아니라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내려오게 되셨어요?

A. 나고 자란 곳은 포천이고요, 2020년 12월에 동해로 내려왔는데 그 전 7~8년을 서울에서 직업상담사로 일했어요. 하루에 300명씩 상담하고 그랬는데, 재작년 가을 즈음에 가까운 지인이 저를 꼬셨어요, 동해 너무 좋다고. 그렇게 해서 일단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동해로 내려오게 됐죠.

Q. 문화발전소 ‘공감’은 어떻게 해서 꾸려지게 되었나요?

우리 조합의 조합원들은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알게 되어 다 같이 더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 하면서 모이게 되었어요. 2021년 7월에 삼척 창업 모텔 ‘모임’에 입주하며 사무실을 옮기고 여러 작업을 같이 하면서 10월에 협동조합을 꾸리게 되었죠. 그 과정에서 삼척시 도시재생지원센터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성내동의 도시재생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조합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 설정도 되었구요.

Q. 평소에 바삐 이곳저곳 다니시는 것 같더라구요,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누구나 그렇듯 평범해요. 커피 한잔으로 시작합니다. 제가 단 것들을 즐기지 않아서 커피도 블랙만 마셔요. 사무실에 나오면 가장 먼저 이메일을 확인하고, 오늘 해야 할 일들을 확인해요.

최근에는 서류에 파묻혀 있긴 하지만 프로그램이 있는 날은 같이 참여하면서 즐기고 있죠. 사업이 동시에 여러가지 진행되고 있어서 바로바로 서류정리를 해놓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밀리는 일이 좀 잦아지고 있어요. 저녁 시간에는 웹툰도 보고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요.

Q. 가장 보람찰 때는 언제인가요?

이렇게 인터뷰할 때? 하하 농담이구요. 저희가 그림발전소, 샌드아트발전소, 클레이발전소, 기억 발전소, 읍성마을 음악회와 갤러리, 시네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프로그램 참여자분들이 너무 좋았다, 즐거웠다, 이런 기회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씀 해주실 때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해요. 어려서부터 ‘이걸 어떻게 해냈니?’, ‘잘했다’ 이런 말들에 힘을 얻고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인정욕구가 넘 강한가? 하하

Q. 작년에 삼척에 오신 후부터 성내동의 변화를 체감하세요?

2021년 7월에 처음 성내동 창업 모텔 모임에 입주했을 때가 생각나요. 이미 완료된 지중화 사업으로 예쁘게 정비된 대학로 거리와 전깃줄이 보이지 않아 말끔히 보이는 하늘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일년여가 지나고 있는 지금, 성내동은 새롭게 정비된 공영주차장, 스마트 주차타워가 윤곽을 드러내고 청년센터가 들어서 있죠!

오래된 건물 자리에 작은 공원이 조성되고 성내동의 골목골목은 이야기가 있는 골목으로 천천히 걷고 싶은 길이 되었고 점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삼척시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진행했던 플리마켓, 공연, 금성장의 각종 체험, 전시, 공연 등 성내동이 들썩이는게 느껴져요.

Q. 앞으로 성내동이 어떤 곳이 되었으면 하시는지, 그리고 이곳에서 어떤 삶을 꾸리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성내동은 여러 사람의 노력과 수고로 이렇게 예쁘고 생기 있는 곳이 되어가고 있어요. 그런 노력들이 헛되지 않도록 개인의 삶이 존중되고 함께하는 삶도 존중받는 성내동이 되길 바라요. 그때마다 서로가 소통하고 이해하면서 서로를 존중해 주길 바라고, 저 역시도 그런 성내동에서 함께 성장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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