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창골. 그와 함께하는 정은애 연구원.

중앙지구 새뜰마을 조성사업 담당자, 정은애 연구원을 만나다.

통영시도시재생지원센터 김상학 승인 2023.09.10 09:58 의견 0
창골 마을 전경


현재 통영시에는 여러 지역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인 도천지구. 새뜰마을 조성사업인 태평지구 등. 명칭도, 규모도 다양하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쇠퇴한 원도심을 다시 부흥시키는 것.

각기 다른 역사를 가지고, 특색을 가지고. 여러 주민이 모여 나아가며 서로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도시재생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통영시의 도시재생 지구들도 각자의 매력을 드러내기 위해 새싹을 열심히 피워 올리고 있다. 이 중, 새뜰마을 조성사업이 진행 중인 "동백꽃 피는 창골 마을" 중앙지구가 꽃봉오리까지 올리고, 꽃이 필 찰나의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고, 그 꽃이 성장하는 데 함께하는 정은애 연구원을 만나보았다.

Q. 창골마을을 둘러보니 정말 매력적인 마을 같아요. 골목 사이로 보이는 높은 첨탑의 교회부터, 세병관이나 동피랑도 훤히 보이고요.

그쵸. 여러 가지 볼거리들이 주변에 있고, 집들도 아기자기하게 있어서 구석구석 재미있는 요소가 많은 동네랍니다. 하지만, 쉽게 보고 동네를 다니다가는 가파른 오르막길과 좁은 골목에 놀라게 된답니다.

Q. 사업이 끝나기까지 얼마 남지 않는 걸로 알고 있어요. 시원섭섭하지 않으시는가요?

아주 섭섭하죠. 그래도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들과도 많이 가까워졌고, 사업 기간이 끝나더라도 주민들이 자주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계속 도울 예정이에요.

Q. 연구원님이 이 창골마을이 있는 중앙지구 전체를 담당하고 계시잖아요.

어렸을 때 ‘시내’라고 불리던 지역이 쇠퇴하여 가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주민들이나 동네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담당이 되고 중앙동과 중앙지구 새뜰마을 조성사업에 대해 알아가게 되며 중앙동의 매력을 알게 되었네요.

Q. 어떻게 도시재생과 함께하게 된 건가요?

통영이라는 도시에서 쭉 살다 보니 도시가 바뀌는 것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제가 살고 있는 도남동도 옛날에는 정말 활기 넘치는 지역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신아sb 조선소가 파산하면서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지역이 쇠퇴했어요. 중앙도, 시내도. 이렇게 내가 살고 있는 도시가 죽어가는 것을 보니 안타까웠어요. 내가 무언갈 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도시재생 사업에 함께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네요.

Q. 새뜰마을 조성사업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새뜰마을 조성사업은 도시재생 뉴딜사업과의 규모의 차이도 있지만, 우리 삶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정주 여건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취약지역 생활 여건 개조사업이라는 가장 큰 특징인 것 같아요. 다만 통영시의 경우에는 뉴딜과의 유사점을 보이는 경향도 없지는 않아요.

Q. 통영에는 낙후된 마을이 다수 존재하는데, 왜 창골마을을 먼저 사업지로 계획하게 되었나요?

중앙동은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시내’라고 불리는 중심도시였지만, 신도시의 개발 등으로 젊은 세대의 유출과 주민들의 높은 연령으로 도시의 쇠퇴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이에요. 하지만 시장, 문화자산 등 주변 먹거리가 아직 많이 남아있어 젊은 세대 유입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도시라서 사업지로 계획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Q. 사업 시작에 있어,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렇지는 않았어요. 사업을 시작할 때는 새로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불편한 부분을 개선하는 사업이라 반대보다는 적극적인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었던 것 같아요.

Q. 앞서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사업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창골마을에서 특히 중점적으로 개선하려고 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사업을 진행할 때, 크게 물질적인 것을 개선하기 위한 하드웨어 사업, 비물질적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나누어서 진행해요. 창골 마을에서도 주민들의 편의와 공동체성 회복을 중점적으로 하드웨어 사업과 소프트웨어 사업이 진행되었는데요. 손잡이 없는 가파른 오르막길, 오래되어 겹겹이 필요한 부분만 덧방 공사를 해서 엉망인 계단, 울퉁불퉁한 골목길 보수공사, 함께 집수리 등 주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을 개선하려고 노력했어요. 또한 현재 주민공동이용시설 설립과 운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공동체성 회복과 지역의 활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중이에요.

Q. 하드웨어 사업도 그렇지만 소프트웨어 사업은 특히 주민들의 협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맞아요. 소프트웨어 사업은 주민들이 주체가 되고, 주도적으로 나아가야 하므로 주민들의 협력이 없다면 진행될 수가 없어요. 정말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사업이죠.

Q. 그런 열정 넘치는 주민들이 모여 탄생한 게 창골새뜰마을 주민협의체군요.

정말 창골 마을을 부흥시키겠다는 열정이 어마마해요. 일명 거점공간이라 부르는 주민공동이용시설 운영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어요.

창골새뜰마을 주민협의체에서 만든 수제약과. 멸치, 감태, 코코넛 가루 등 다양한 토핑이 눈에 띈다


Q. 약과도 주민협의체에서 진행하는 활동의 일부인 거죠? 멸치가 올려진 약과. 요즘 약과가 유행이라고 해도, 정말 처음 보았어요.

저희가 거점공간 운영 중 일환으로 2층에 카페를 계획하고 있어요. 아시다시피 카페는 커피도 중요하지만, 디저트도 정말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창골만의 개성 있는 디저트를 판매하기 위해 다양한 디저트 만들기 교육을 진행했어요. 이 멸치 약과도 그 결과인데요. 주민들에게도 익숙한 '약과'를 대표메뉴로 선정하고, MZ세대들도 호기심을 가지고 먹을 수 있게 다양한 토핑을 올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요. 어때요? 의외로 멸치와 약과가 잘 어울리지 않나요?

Q. 낯선 조합인데 단짠단짠한게 확실히 잘 어울렸어요. 거점공간 이름이... '구르미 마을 행복저장소'였죠?

그 이름은 마스터플랜 계획 당시 주민의 아이디어로 지은 가칭이에요. 그런데 조금 이름이 길어서... 지금은 주민들과 의논하여 부르기 편하게 '창골 구르미'로 정했답니다.

Q. 어쩌다 구르미라는 이름이 들어가게 된 거에요?

어느 가수의 노래 제목이라고 했던가... 중앙지구 새뜰마을 조성사업을 계획할 당시, 도움을 많이 주신 활동가님이 좋아하는 노래에서 따왔다고 들었어요.

Q. 아직 완공되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외관은 완성되었어요. 하지만 내부 인테리어가 남아 있네요. 당초 계획보다 조금 지연되었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더욱 수렴하여 조금 더 멋진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Q. 연구원님이 계시는 센터는 도남동, 사업지는 중앙동. 또 시청은 무전동에 위치하잖아요. 근무하다 보면 정말 많이 왔다 갔다 하게 되는데 거리가 꽤 서 힘드시지는 않았나요?

차가 없을 때는 시청가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도남동 특성상 버스도 잘 안 오고, 택시도 필요할 때는 잘 안 잡혀서 발을 동동 구르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차가 생긴 이후부터는 주차 전쟁입니다(웃음).

Q. 혹시 근무 중에 생긴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사업 기간도 끝나가고, 거점공간 운영을 위하여, 주민들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을 하던 어느 날, 주민분들이 저를 '대장'이라고 불렀던 이야기가 제일 소소하면서 기억에 남네요.

Q. 대장이요?

네. 대장이요. 프로그램 운영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민들에게 요구사항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요. 그렇게 요구사항을 말하는 것이 마치 대장 같다고 해서 대장이라고.

Q. 정말 창골이라는 마을은 남다른 장소일 것 같아요.

진짜 이제는 제가 사는 도남동보다 더 애정이 많은 장소가 된 것 같아요. 통영에서 제일 규모가 큰 도시재생 사업이 봉평지구 도시재생 뉴딜사업이거든요? 이 봉평지구보다 잘 돼서 성공사례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웃으며).

도시재생에서 사업을 기획, 운영하는 도시재생지원센터 및 시청 공무원들은 사업을 진행하는데 비료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주민이라는 씨앗이 없으면 아무리 싹을 틔우고 꽃이 피우려 해도 불가능하지만, 비료가 있어야만 더 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중앙지구 새뜰마을 조성사업 담당자인 정은애 연구원은 창골 마을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사업 담당자에 무척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담당자와 함께 크는 꽃은 얼마나 크고 아름다울까. 창골 마을이라는 꽃이 피는 그 순간이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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