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미동은 설렘이다” 일상 속에서 주민과 동네를 위한 변화를 꿈꾸며

23년 11월 6일, 위원장님이 관리하시는 어울민박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부산 수영구 도시재생지원센터 승인 2023.11.16 15:07 의견 0

망미동 주민협의체 김연희 위원장님께서 망미동 주민협의체 대표로서 망미동에 바라는 바와 위원장님의 망미동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민박 입구 앞에서, 멋있게 한 컷

Q . 자기 소개와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망미동에는 사신 지 얼마나 되셨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망미동 주민협의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연희입니다. 또한 도도수영마을사회적관리협동조합(이하 도도수영 협동조합)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습니다. 망미동에는 지금 도시재생 주민대학과 행복마을 리빙랩 프로젝트(지역의 주요 현안을 해결토록 하여 행복마을 및 지역생활권 활성화 도모)에 참여하여 열심히 활동 중입니다. 88년도 결혼하면서 망미동에 와서 지금 35년 정도 됐어요. 아이들 셋을 다 이 지역에서 키웠고, 망미동에 대해서는 어느 골목 가면 무슨 냄새가 나는 것까지 좀 알고 있죠.

Q . 이전에는 동네에서 어떤 일들을 하셨어요?

망미동 ‘가인회’라고 구정 홍보를 하는 단체 소속이 돼서 활동했고, 복지관에서 도시락 배달 봉사를 했습니다. 망미동에 사회복지관이 있어요. 저소득층 어르신들한테 도시락을 배달하는 활동이었습니다. 도시락을 한 차에 싣고 10개 동에 나눠주는 봉사를 한 달에 한 번 정도 했습니다. 그리고 10여 년 전부터는 제가 망미동에 통장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동네에 대한 소식이라든지 이런 거는 이제 많이 알고 있죠. 홍보도 많이 하고 있고요.

Q . 오랫동안 동네에서 일하셨는데 가족들이나 주변에서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남편은 제가 하는 일을 많이 자랑스러워 합니다. 다른 사람들한테 ‘어제는 구청 가고 오늘은 동에 가고 오늘은 해설사 활동한다더라.’ 이런 얘기를 하면서 제 자랑을 좀 하곤 합니다. 아이들도 학교 다닐 때 엄마는 모임을 많이 나가신다고 적어서 학교에 불려 간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통장이 하는 일이 매우 많았어요. 환경 정리, 휴지 줍기, 꽃 심기, 교통정리 등 지금은 노인 일자리 어르신들이 하던 거를 통장이 했었거든요. 그런 것 때문에 동네에 거의 좀 살다시피 했었습니다.

Q . 일상을 살아가면서 내가 속한 마을을 둘러보고 애정을 갖기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어떤 계기로 이렇게 마을에 애정을 가지게 되셨나요?

처음에는 불꽃 축제라든지 어방축제와 같은 축제를 홍보하는 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도도수영 해설사 양성 수업을 들었습니다. 해설 코스를 만들기 위해서 골목골목 다니다 보니까 골목이 시간대마다 다르고, 그 골목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다 다른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또 비 오는 날, 맑은 날, 바람 부는 날의 골목 모습도 달랐습니다. 해설사 수업에 참여하면서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을 해보니 마을에 대한 이해도 되고, 관심도 더 커졌습니다. 그리고 선진지 견학을 하면서 그 동네의 좋은 점들을 보게 되니 우리 동네에도 적용할 수 없을까 하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통장을 하고 해설사를 하면서 길과 골목들, 대문들 이런 것들에 관심이 갔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골목에다가 꽃을 내놓으면 예쁘겠다.’ 이런 생각도 하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점점 동네가 어떻게 변화하면 좋을지 관심을 가지고 생각하다 보니 마을에 점점 애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위원장님이 주로 계시는 수영성카페, 카페에 방문하면 고소한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Q . 지금 수영동 도도수영 협동조합 사무국장 역할과 망미동의 협의체 위원장을 하시잖아요. 두 마을이 가깝지만 또 다른 차이가 있는데 각각의 매력과 차이점을 설명해 주신다면?

수영 같은 경우는 유동 인구가 매우 많아요. 사적공원과 팔도시장이 있어서 사람들을 길거리에서 많이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조금 더 활동적이라 할까, 살아있는 느낌도 듭니다. 반면에 망미동은 조용해요. 예전에는 길에 아이들이 많이 다녔는데 지금 아이들, 젊은이들도 볼 수 없고 학교 앞이 너무 조용해요. 조금 정체됐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렇지만 망미동은 ‘처음 입으면서도 10년 된 듯한, 10년이 지나도 새 옷인 듯한’이라는 광고의 한 구절처럼 정겨운 느낌이 듭니다. 저뿐만 아니고 주위 분들ㅗㅓ5526이 타지에서 생활했다가 다시 망미동으로 이사 오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공통으로 하는 말이 “이제 숨 쉴 것 같다”고 하시거든요. 여기에 오면 고향 같은 느낌, 포근한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Q . 시작 단계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뭔가 의사결정을 해야 되고 소통하는 과정에 갈등도 생길 수 있는데 주민 모임을 하면서 갈등이 있었던 사례가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했는지 궁금합니다.

중간 소통 과정들이 생략되면 갈등이 발생하는 것 같아요. 수영동 주민 공모사업을 할 때 갈등이 발생한 적이 있어요. 마을 축제에서 음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클래식과 가요를 원하는 주민들의 갈등이 있었는데요, 회의를 거쳐 장소 선정에 따라 음악을 선택하고 주민들의견을 모았던 적이 있습니다. 구락에서 할 때는 클래식으로 하고, 비콘 그라운드에서 할 때는 주민들이 많이 오도록 친숙한 가요, 팝으로 하자고 의견을 모았죠. 상황과 사정을 설명하고 얘기해 보니 해결이 되었습니다, 갈등이 생길 때는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보고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Q . 위원장님에게 망미동은 ( ) 이다.

망미동은 설렘이다. 두근두근합니다. 요즘은 출근할 때 저기는 어떻게 변할까, 생각하면서 길을 걷는데요, 일부러 매일 오는 길로 안 오고, 매일 다르게 갑니다. 한 번은 세탁소 있는 데로 갔다가 한 번은 복지관 있는 골목으로 가곤 하면서 항상 골목을 다르게 다니고 있습니다. 8A 쪽으로 걷다가 우리(어진 코디네이터) 마주친 적도 있잖아요 하하. ‘이 길들이 과연 어떻게 바뀔까?’ 상상하면서 출퇴근 하는 재미가 있어요. 박람회를 가보면 전과 후가 바뀌어져 있는 사진들을 전시하잖아요. 나중에 망미동은 어떻게 바뀔지 상상하곤 하죠. 어떻게 바뀔까요? 정말 설렙니다.

Q . 어떤 마음가짐으로 주민협의체 일을 하면 좋을까요?

아이디어는 사소한 생각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매일 내가 일상에서 느꼈던 사소한 생각이라도 좋으니 언제든지 제안하면 좋겠습니다. 협의체 회의할 때라든지, 언제든지 의견이 있다면 열린 자세로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길에 턱이 있어서 보행하기 힘드니 안전한 보행길을 만들어 달라’같이 일상 속에서 불편함을 느꼈던 것이든 바라는 점이든 함께 공유하는 거죠.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듣겠다는 마음으로 주민협의체 일을 하면 좋겠습니다.

Q . 개인적으로 우리 동네에 이런 것이 있으면 좋겠다 또는 이런 프로그램을 꼭 한번 해보고 싶다 하는 것이 있다면요?

길 건너에는 주민센터도 있고, 공원도 있는데, 우리 사업지 안에는 운동할 수 있는 공간들이 하나도 없어요. 금련산 올라가는 것밖에는 없어 운동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입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다 집 안에만 있는 것 같아요. 노인정에도 사실 가시는 분만 가거든요. 다른 분은 들어가기 힘들어요. 그래서 주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하나쯤은 더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주민들이 정기적으로 모일 수 있고, 에코 수영의 특색을 살린 친환경제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어요. 9월엔 친환경 세제를 만들고, 10월엔 샴푸바를 만들고, 11월에는 주방용 비누를 만드는 거예요. 그러면 주민들이 자주 모일 것 같아요. 환경도 살리고 주민과 함께하는 시간도 가지고 1석 2조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프로그램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니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관련 자격증도 최근에 취득했습니다. 저희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꼭 해보고 싶고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Q . 주민협의체 위원장으로서의 다짐이 있다면?

사실 망미동 도시재생주민대학이 9월에 개강했고 주민협의체는 시작 단계에 있습니다. 아직 사람들을 많이 못 만나서 서먹서먹해요. 자주 만나야 더 친해지고 이야기도 편하게 나눈다고 생각하는데, 주민대학에서만 만나는 게 아니라 시간 될 때마다 모여서 어떻게 망미동을 변화시키고 싶은지 얘기하고 싶습니다. 제가 수영성카페에서 일하고 있으니 커피 한잔하기에도 더 좋지 않을까요? 어서 빨리 친해지고 싶습니다. 망미동이 더 좋은 마을로 변화하는 과정에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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