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토닥토닥그림책도서관 김동헌 사서

여주 도시재생 핫플레이스, 토닥토닥그림책도서관에 가다

여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 김혜빈 승인 2023.11.16 10:06 의견 0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김동헌이고요. 토닥토닥그림책도서관 운영자예요. 사서로 공직에 오래 있었어요. 이제는 사립 작은 도서관을 자유롭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Q. 토닥토닥그림책도서관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A. 저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게 됐어요. 공직을 떠나고 작은 도서관을 하나 운영하고 싶었는데, 처음엔 그림책과 만화책 중에 고민을 했어요. 그런데 만화책은 어르신 분들이 좀 가볍게 생각하시기도 하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0세부터 100세까지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을 선택했어요. 제가 그림책 활동가로 오랫동안 활동했어서,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활동이라 확신했죠.

저희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만은 아니에요. 연령층에 관계없이 찾아오시죠. 평일 오전에는 성인분들, 오후에는 아이들, 주말에는 청소년들이 많이 와요. 다양하죠? 요즘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간이 와이파이가 잘 터지는 곳이래요. 그런 공간이에요. 그림책을 준비해두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거죠. 책 읽으라고 강요하지도 않아요. 그러니 책을 좋아하지 않아도 놀다 갈 수 있을 만큼 아늑하답니다. 가끔은 “여기가 도서관인가요?”라는 질문을 들을 만큼 자유로운 공간이에요.

Q. ‘어린 사람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지 말자’가 포스터로 붙어 있네요. 어린 사람에게도 ‘~님’, ‘~씨’의 공손한 호칭을 사용하는 문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A. 요즘 시대가 시대인지라 쉽게 말하기가 어렵네요. 조심스럽게 저희 생각을 전하자면 처음엔 어린이 시민의 입장을 고려했어요. 청소년, 청년들도요. ‘젊은 친구들이 여주를 떠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했을 때, 추억을 선물해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생각했어요.

여주 살기 좋잖아요. 그런데 어린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면 여주를 떠나고 싶어 해요. 살기 좋고, 편안한 동네로 만들어 정주해야 하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존중하고, 예우하는 문화를 만들어 공경하는 모습을 추구했어요. 여주에 있으면 언제든 갈 곳이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서였죠. 환경을 조성해주고, 아이들이 선택하길 기다려야죠. 어린이도 동료 시민으로 대하면서, 모두가 행복하게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도서관을 바랍니다.

Q. 체험 프로그램은 어떤 게 있나요?

A. 저희는 체험 프로그램을 모두 아이들이 주도해서 만들어요. 어른들이 직접 만들어주진 않습니다. 친구들과 이야기해서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기획을 직접 해요. 예를 들어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어떤 음식을 먹고 싶은지,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거죠. 부족한 부분은 제가 확인해 보고, “장을 봐야 할 거 같은데, 장은 누가 볼 거야?”처럼 소통하며 빈틈을 채워갑니다.

어린이들의 경우 그림책을 만들기도 해요. 글도 쓰고 그림도 그려요. 벌써 100권 정도 된답니다.

또, 동아리도 있어요. 별 보는 동아리 <스타홀릭>을 알려드릴게요. 주로 주말에 시장의 불이 다 꺼지면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별을 보는 거예요. 오래된 동아리예요.

Q. ‘전화 책 친구’라는 프로그램도 있는데, 전화와 책이라니 서로 다르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테마인 것 같아요.

A. ‘전화 책 친구’는 어르신분들에게 전화해서 책을 읽어드리는 거예요. 활동가들은 낭독 교육, 예절 교육, 장애인 인식 교육을 받아요. 활동가는 총 15명이 있습니다.

어르신분들은 사람과의 접촉이 적어지는 단계라서, 사람과의 관계를 끊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그게 저희는 전화 책 친구라고 생각했고요. 단순히 책을 읽어드리는 것만이 아니라 안부도 물어요. 어떨 때는 책을 읽지 못하고 끝나는 날도 있을 정도예요. (웃음)

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한 사업이라 애정이 많이 가요. 처음에는 이게 효과가 있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저희는 자신 있어요.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몰라요. 집에서 배우자의 병수발을 해야 할 때도 있고, 아파서 못 움직이는 날도 있잖아요. 안부 묻고, 함께하고 있음을 알려드리고, 책을 읽으며 마음을 나누는 거예요.

Q. 도서관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향후 어떤 모습으로 자라길 희망하시나요?

A. 어른이 되었을 때 아이 손 잡고 도서관도 다니고, 그림도 보러 다니고, 별도 보러 다니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여주가 굉장히 아름답잖아요. 고즈넉하고, 노을도 예뻐요. 깜짝 놀랄 정도로요. 예쁜 노을을 봤을 때 “저 노을이 우리 여주의 것이었다니!”라고 외칠 수 있는 감성적인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누군가는 현실감 없는 어른이라 하겠죠? (웃음) 나만 생각하지 않고,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생각하는 공동체적인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어른이 여주에 있다면 여주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 도시가 될 거예요.

Q. 토닥토닥그림책 도서관이 그리는 미래가 있다면?

A. 솔직히 미래 계획은 크게 없어요. (웃음) 우선 건강이죠. 매일 만나는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내일 또 만났으면 좋겠고, 자주 만나는 청소년들이 좌절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들을 계속 하면서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싶어요. 아이들이 고등학교 가면 토닥 활동을 하기 많이 어려워져요. 하고 싶은 걸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도 해요. 그래도 중, 고등학교에 꿋꿋이 활동해준 친구들이 지금까지도 청년 활동가로 활동해 주고 있어 기뻐요. 이런 친구들이 토닥의 가치를 지키며 일해주고 있기 때문에, 저희는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싶네요.

저작권자 ⓒ 한국표준협회 지속가능도시추진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