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주인이 되는 도시재생

도시재생우수사례 견학: 문경편

여주 중앙동1지역 도시재생현장 승인 2023.12.07 08:19 의견 0

점촌동은 문경시의 주요 여행코스에서 떨어져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뜸한 곳이었다. 다른 지방 도시들처럼 기존 인구가 빠져나가는 상황이 이어지자, 관광산업의 반사이익을 누리기도 어려웠던 점촌동은 자연스럽게 활기를 잃었고 거리에는 빈 상가가 늘어났다. 그랬던 점촌동이 최근 도시재생사업으로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 지난 11월 1일, 여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중앙동1지역 도시재생협의체가 도시재생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위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문경시 점촌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지를 찾았다.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맡은 윤효근 사무국장은 문경시 도시재생사업의 성공 비결로 ‘주민들의 주도적인 참여’를 꼽았다. 누구보다 지역의 역사와 이슈를 잘 알고 있는 주민들이 도시재생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노력했기 때문에 지역의 ‘진짜 문제’를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견학을 통해 본 점촌동 도시재생사업지의 풍경에는 지역 주민들의 고민과 참여가 녹아 들어가 있었다. 빈 점포를 무상으로 임대하여 공유공간으로 활용하는 ‘공유 갤러리’ 사업은 주민들의 의제 발굴과 지역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추진되었고, 전통시장에서 구매한 물건을 손님의 집까지 배송해주는 ‘중앙 어울림 배송 콜센터’는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끊임없는 고민의 결과물이었다. 중앙동의 한글시장과 세종시장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인 점방가로와 문경 중앙시장을 둘러보는 도시재생협의체 위원들의 시선도 바쁘게 돌아갔다.

특히 위원들의 눈길을 끈 것은 마을관리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문경 찻사발 공방’이었다.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육성된 이곳은 문경 시민들은 물론 문경을 찾은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재미있는 체험 공간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찻사발 만들기 체험을 위해 공방을 들른 사람들이 인근의 상가와 시장에서도 소비를 이어가면서 자연히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됐다. 해설을 맡은 김외숙 마을해설사의 설명을 주의 깊게 듣던 위원 한 분이 이렇게 덧붙였다. “사실 도자기 하면 여주 도자기도 유명하거든요. 저희 여주도 문경처럼 이런 (문화) 자원을 잘 활용을 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점촌 4동의 쌍용양회 문경공장이었다. 1957년에 건립된 이 시멘트 공장은 한때 전후 복구사업과 경제개발계획을 견인하며 호황을 누렸지만, 90년대 이후로 석회석 광산의 원자재가 고갈되며 위기를 맞았고 결국 2018년 완전히 문을 닫았다. 육십 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곳 문경공장은 이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문화관광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앞두고 있다.

산업 구조의 변화와 시설 노후화로 운영을 중단했지만, 이후 여주 잠사업의 중심지이자 옛 설비와 건물을 그대로 간직한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덕분에 도시재생 사업대상지로 선정된 ‘경기실크’와 유사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과거 문경공장에서 근무했던 김환국 마을해설사가 들려주는 문경공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협의체 위원들은 경기실크를 여주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다.

이번에 도시재생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한 문경은 여러모로 여주의 상황과 유사한 점이 많았다. 그런 만큼 여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와 도시재생협의체는 이번 견학을 통해 여주도 문경처럼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의 문제를 지역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과 비전을 안고 돌아올 수 있었다.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한 모두가 지역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도시재생사업이 지역을 바꾸고 주민의 삶을 바꾸는 일도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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