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거점시설 다녀와 보고서③: 천년의 역사가 있는 안동

'재생 두레를 통한 안동웅부 재창조' 사업 완료 후 일상: 우병식 센터장님 인터뷰

경상북도 도시재생지원센터 김민 승인 2023.12.07 08:39 의견 0

안동의 대표적인 원도심인 중구동은 오랫동안 안동부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고려 개국공신 삼태사의 재사와 사당인 태사묘, 안동대도호부 관청이 있던 행정의 중심지이자 은행과 시장이 위치한 경제의 중심지였다.

중구동에는 고려에서 시작해 조선으로 가는 역사 여행길이 있다. 초기 안동 시작의 중심인 고려 태사묘에서 시작해 조선 독립운동사의 중심지인 임청각까지 이어진다.

대에 들어서도 안동군청, 법원, 경찰서, 교도소 등이 위치해 항상 붐비는 최고의 번화가로 명성을 떨쳤지만 옥동과 정하동을 비롯한 택지 조성과 경북도청의 이전으로 인한 혁신도시 개발로 도심이 점차 이동하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침체되기 시작하였다.

중구동 도시재생사업의 사후관리 및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에 대해 안동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우병식 센터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안동시 도시재생사업 추진현황을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중구동의 '재생 두레를 통한 안동웅부 재창조'사업은 중심시가지형으로, 사업비 203억 원을 투입하여 2016년도부터 2021년까지 6년에 걸쳐 웅부공원 일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주요 거점시설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중구동의 거점시설은 청년 일자리를 위한 '가치 만드소', '청년전용 지식산업센터', '청년창업 지원센터'가 있습니다. 그리고 숙박 시설과 관광 인프라가 될 '중구동 한옥마을 복합문화공간'과 '중구동 한옥마을 사랑방',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위한 '신세동 벽화마을 예술공방' 이렇게 총 6곳이 있습니다.

안동시에서는 거점시설 사후관리를 어떻게 해나가실 계획인가요?

운영주체가 될 주민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 생각입니다. 다목적 커뮤니티센터 1, 2층을 온전히 관광객들을 위한 플랫폼으로 만들어 여행자 쉼터, 물품보관소, 특산물 코너와 키오스크를 설치해 관광정보를 바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특산물도 구매하고, 각종 체험도 하며 정보도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또한 중구동은 역사·문화자원이 많습니다. 이러한 점을 활용해 한옥마을 복합문화공간에서 안동국시와 헛제사밥 등 전통음식을 판매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게스트룸에 숙박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관광객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추진하시면서 느낀 점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관련 법이 제정되고 바로 이듬해에 시범사업을 하게되어 도시재생에 대한 개념이나 노하우가 부족했습니다. 게다가 중구동은 주민공동체가 5개나 되다 보니 조합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애로 사항이 많았습니다. 국토교통부 인가만 앞둔 상황에서 주민들 간의 불협화음으로 조합이 와해된 적도 있습니다. 건물은 다 준공되었는데 3~4년까지는 방치되어 지탄도 많이 받았고, 처음부터 다시 조합원들을 모집해 마을관리 사회적 협동조합 개념과 운영 방식을 교육하였습니다. 그렇게 사업이 완료되고 2년 후인 지금에서 마을관리 사회적 협동조합이 인가되어 정상화되어가고 있습니다.

2023년을 돌아보셨을 때 잘 되고 있거나 아쉬운 점 혹은 2024년에는 어떤 사업을 중점적으로 할 계획이신가요?

5월부터 10월까지 첫째, 셋째 토요일마다 태사길에서 플리마켓을 열었습니다. 장터를 복원해 이색적인 골동품 경매와 볏짚 공예품 판매, 야외 버스킹 공연, 근대역사기록 거리 사진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하였습니다. 6월 초에는 고려, 조선, 경성 시대별 의복을 입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역사의상 체험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자신감이 올해의 소중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2명의 스토리텔러들이 양성과정 3개월 차에 돌입했습니다. 스토리텔링과 함께 특화된 체험을 할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서 재미나게 펼칠 수 있는 내년이 기대가 됩니다. 또한 골목투어를 통해 한옥마을의 공방, 갤러리, 사진관, 분위기 좋은 카페 등도 열심히 홍보할 계획입니다.

도시재생사업을 몸소 겪으셨던 소회를 말씀해주세요.

도시재생사업은 극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점시설 준공부터 활성화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이 걸립니다. 금방 성과로 나타날 수 없다 보니 사람들로부터 성과가 없다는 비판을 받으면 힘이 빠지기도 합니다. 늘 주민들과 갈등이 있고 설득하는 과정이 힘들 때도 있지만, 이제 주민 공동체가 살아나고 같이 호흡을 맞춘다는 게 성과고 보람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잘 지어진 거점시설을 활용해 콘텐츠를 개발하고 수익사업을 만드는 단계에 와있습니다. 사명감과 애향심을 갖고 지역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 보겠습니다.

앞으로의 도시재생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시나요?

마중물 사업이 끝난 후에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사후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도시재생사업은 관 주도가 아닌 민 주도이기 때문에 사업의 취지와 운영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가 가장 중요합니다. 센터에서는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를 돕고, 공모사업이나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주민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어진 공간 운영에 모두 성공한 사례는 전국적으로는 없다고 단언합니다. 일시적으로는 가능하더라도 지속적으로는 쉽지 않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에 맞게 지속 가능한 것들을 계속 만들어 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도시재생 사업이 많이 축소되어서 공모사업에 선정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도시재생은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어느 도시든 새로 개발되어도 세월이 지나면 쇠퇴하게 되고,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해지기 때문입니다. 존재 이유와 중요성을 스스로 증명해 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센터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광역센터에서도 열심히 해주고 계시지만 기초센터와 소통도 많이 하고 문제점을 함께 분석하여 정책을 만들어 주시면 앞으로도 방향을 잡아가는데에 더욱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표준협회 지속가능도시추진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