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20 소계지구 다함께 주민공모사업

주민과 함께하는 도시재생에 대하여

구암소계통합센터 권형수 승인 2021.01.07 20:57 | 최종 수정 2021.01.14 19:28 의견 0

옛 창원의 끝자락이자 마산과 맞닿아 있는 곳. 건축물의 80%가 20년 이상된 노후건물이며 총인구가 채 5천 명에 미치지 못하는 곳, 주민 스스로 낙후되고 소외된 곳이라고, 오지 중의 오지라고 말하는 곳.

그런데도 여기만큼 인심 좋고 살기 좋은 데는 없다고 말하는,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 소계동. 사람과 삶이 모여 만든 그곳에서 생애 터전을 되살리기 위해 주민공모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이 있다.

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소계동을 낡고 늙은 공간이 아닌 개인의 존엄과 서사가 배어든 공간으로 인식하며 도시재생의 의미와 본질에 대해 돌아보려 한다.

※주민공모사업 : 주민이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소규모 도시재생 사업을 뜻한다. 본 사업을 실시함으로써 주민역량강화와 주민 참여의 도시재생을 가능케 한다.

<소계동 무지개 팀의 양인석 주민>

“미래를 지향하는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우리 소계동의 전통과 역사,
또 어르신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현장 체험을 통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심사면접 중인 양인석 주민의 뒷모습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양인석: 소계동을 사랑하는 소계 주민 양인석입니다. 저는 소계동의 경상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특히 소계에 대한 역사를 잘 알고 있고 또 지역에 대한 애향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Q2. 주민공모사업 면접 때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이 있을까요?

◇양인석: 미래를 지향하는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우리 소계동의 전통과 역사, 또 어르신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현장체험을 통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고장, 소계동을 더욱더 사랑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다짐을 하면서 이러한 활동이 아이들에게 희망과 미래를 주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합니다.

Q3. 앞서 말씀하셨는데 대상을 아이로 설정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양인석: 저를 포함해서 우리 팀에 교육자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여러 테마들 중에 어린 학생, 청소년을 대상으로 꿈과 끼를 아이들에게 찾아내고 싶었습니다. 어른이 할 수 없는 창의적이고 아주 독특하고 탁월하고 (웃음) 또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이들에게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Q4. 지금 사업과 연계하거나 확장해서 하고 싶은 것이 있으실까요?

◇양인석: 저희 사업내용 중에 어린아이들이 동네 골목을 여행하면서 동네 지도를 만든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지도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서 다음, 다다음 주민공모사업에서 연계될 수 있도록 기초자료를 만들고 또 부족한 것이 있으면 보완하도록 할 것입니다.

Q5.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양인석: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신 소계 도시재생센터 선생님들과 창원시에 감사드리면서 우리 고장, 우리 동네가 더욱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습니다.

소계동 골목 곳곳을 누비며 숨겨진 보물과도 같은 사람과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역사 놀이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한 양인석 주민.
그와 인터뷰를 하고 난 뒤 신영복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사람을 그 사람의 역사 속에서 충분히 이해하면,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나 역시 수많은 삶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꼰대’, ‘틀딱’이란 말이 일상어가 돼버린 요즘, 사람의 이야기와 역사를 찾아 떠나는 양인석 주민의 기획이 중요하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계 사랑방 식구 팀의 황추희 주민>

“이 공모사업으로 인해서 좀 더 우리 소계동이 다른 지역이 하지 않는 새로운 걸 시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영상 촬영을 위해 카메라 앞에 선 황추희 주민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황추희: 저는 도시재생대학 사랑방 식구 팀에서 공부를 한 황추희입니다.

Q2. 주민공모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황추희: 소계동이 도시재생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도시재생대학이 생겼거든요, 그래서 도시재생대학 수업을 들으면서 생각이 난 아이템이 있었어요. 도시재생대학 수업하면서 여러 가지 도움도 받고 팀으로 다 같이 참여했죠. 그러다가 주민공모사업을 한다고 해서, 제가 생각한 아이템하고 연계하고, 또 접목하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Q3. 실내 셀프 인테리어·집수리 교육 영상을 기획하셨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황추희: 교육 영상을 통해서 ‘소계지구 가가호호 집수리사업’에 포함되지 않는 내부를 수리해서 주거환경을 개선하려고 이렇게 기획했습니다. 주민공모사업을 통해서 내 집을 깔끔하게 셀프 인테리어하는 과정을(집수리 교육 영상을 통해) 보여주면서 주민분들에게 도움 주고 싶었습니다.

Q4. 지금 사업과 연계하거나 확장해서 하고 싶은 것이 있으실까요?

◆황추희: 특별히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사업은 없지만,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 있다면 열심히 생각해서 또 한 번 도전하겠습니다.

Q5.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황추희: 이 공모사업으로 인해서 좀 더 우리 소계동이 다른 지역이 하지 않는 새로운 걸 시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하는 셀프 인테리어 교육_화장실 편’을 기획한 황추희 주민.

노후 주거지 집수리 사업인 소계지구 ‘가가호호 집수리 사업’에서 제외되는 내부공간에 대해 교육 영상을 기획한 그의 아이디어는 코로나 때문에 대면이 쉽지 않은 요즘, 누구나 볼 수 있고 언제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번뜩이며 기발하고 평등하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 영상은 노후 주거지 집수리 사업에 선정되지 않는 소계 주민과 내부 인테리어 및 집수리에 관심 있는 소계 주민에게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소계마당 팀의 옥순영 주민>

“어르신들이 양갱하고 팥죽을 드시면서 어르신들 어렸을 때 생각도 나시고 당신들이 해 드시던 마음도 느끼실 것이고 그래서 같이 해보려고 합니다.”

질문지를 보며 답변해주시는 옥순영 주민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옥순영: 반갑습니다. 저는 소계마당 팀의 옥순영입니다. 소계동에 이사 온 지는 20여 년 됐습니다.

Q2. 주민공모사업 면접을 방금 마치셨는데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이 있을까요?

◆옥순영: 우리 세속민속 중 하나인 동지에 어르신들 영양간식이 될 수 있는 팥양갱을 주제로 어르신들과 같이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또 어르신들을 위해서 화투 놀이를 하면서 색칠공부도 같이할 것입니다. 이렇게 좋은 뜻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사업을 기획하게 돼서 참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잘할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우리 팀을 위해서 화이팅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Q3. 주민공모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옥순영: 제가 소계동에 이사 온 지 20여 년이 다 돼가는데 이 소계동, 이 도시가 좀 낙후된 관계로 여기 도시재생대학이 만들어지고 참여하다 보니 이렇게 공모하게 됐습니다.

Q4. 사업내용 중에 일반 화투가 아닌 대형화투를 이용한 기획을 하셨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옥순영: 일반 화투는 아무래도 노름처럼 보일까 봐, 그리고 어르신들 대상으로 색칠공부를 하려면 어르신들 눈에 확 띄는 것을 해야 되기 때문에 대형화투로 기획했습니다. 또 어르신들 나름대로 색연필도 가지고 쓸 수 있고 색 사인펜, 크레파스, 여러 가지 종류로 그릴 수 있게 준비할 것입니다.

Q5.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옥순영: 동지에 팥죽을 먹는 이유가 한 해의 액운을 쫓아내고 새로운 기운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동지를 작은 설로 치기도 하는데, 옛날에는 새해를 뜻깊게 맞이하기 위해서 동지팥죽을 쒀서 동네 어귀에도 뿌리고 대문에도 뿌리고 그렇게 했습니다. 어르신들이 양갱하고 팥죽을 드시면서 어르신들 어렸을 때 생각도 나시고 당신들이 해 드시던 마음도 느끼실 것이고 그래서 같이 해보려고 합니다.

동지를 맞아 동네 주민들과 어르신이 함께하는 즐거운 <동지 맞이 한마당>을 기획한 옥순영 주민.

지역의 어르신을 위해 다양한 체험과 놀이를 구성한 옥순영 주민의 기획안은 지역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경제적 빈곤보다 사회적 배제와 단절이 더욱 근본적이고 심각한 문제”라는 누군가의 지적처럼 디지털 격차와 육체적 쇠약으로 특히 배제와 단절이 익숙한 노년 세대에게 지역공동체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주민주도의 주민공모사업은 주민 간 교류와 이웃 관계망 활성화를 통해 마을 안전망 구축을 가능케 할 것이다.

<새싹들 팀의 이인숙‧송해숙 주민>

“우리 동네 발전을 위해서, 또 나 자신을 위해서, 나이를 먹어가니깐 뭔가 할 수 있다는 그 성취감, 보람을 느끼고 싶어서, 그러니까 첫째로 나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소계 사랑방 내 다함께 주방에서 이인숙(좌)·송해숙(우) 주민과 인터뷰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인숙(이하 '이'): 도시재생주민협의체 회원 이인숙입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하면 되나?)

□송해숙(이하 '송): (응 간단하게 하면 된다) 저는 소계동에 사는 주부 송해숙입니다. 저희는 새싹 팀입니다.

Q2. 주민공모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이: 우리 동네 발전을 위해서, 또 나 자신을 위해서, 나이를 먹어가니깐 뭔가 할 수 있다는 그 성취감, 보람을 느끼고 싶어서, 그러니까 첫째로 나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송: 도시재생 지역으로 우리 소계동이 선정되면서 좀 깨끗한 동네, 앞으로 젊은 친구들이 들어와서 잘 살 수 있는 소계동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 나이 먹은 언니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웃음)

Q3.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이: 새싹 식혜를 함으로써 우리가 무궁무진하게 할 게 많아요. 새싹 보리빵, 새싹 꼬마김밥, 그리고 녹즙, 분말 이런 게 너무 많아요. 이게 잘 되면 우리 동민들한테 참 좋을 것 같아 요. 일자리도 되고요.

□송: 앞에서 말씀 다 드렸는데 우리가 여러 식품을 만듦으로 인해서 일자리 창출도 되고 아이 들이 좋아할 만한 꼬마김밥하고 곁들인 식혜도 있고 앞으로 더 좋은 먹거리와 연관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다음 2021년도에는 더욱더 발전성 있는 공 모사업을 추진해서 더 좋은 결과, 더 큰 발전을 하고 싶습니다.

마을특화상품으로 새싹보리 식혜를 개발하면서 함께 홍보할 수 있는 작은 음악회를 기획한 새싹들 팀의 이인숙, 송해숙 주민.

“우리 동네 발전을 위해서, 또 나 자신을 위해서, 나이를 먹어가니깐 뭔가 할 수 있다는 그 성취감, 보람을 느끼고 싶어서, 그러니까 첫째로 나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이인숙 주민의 말에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에 대한 답이 있지 않을까, 그리고 주민공모사업의 본질을 말하고 있지 않을까. 도시재생이란 결국 주민에 의해서 완성되며, 주민을 위해서 존재해야 한다는 것.

저작권자 ⓒ 한국표준협회 지속가능도시추진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