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대구 중구 이색카페 볼트, 너트, 스패너 모양의 <북성로 공구빵>

장인의 손기술과 아이디어가 넘치는 청년의 콜라보! 이색카페가 탄생하다.

대구중구현장지원센터 최성민 승인 2021.03.09 08:28 의견 0
대구 공구 산업의 출발지로 7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북성로’에는 지금도 400여 개의 공구 업체가 살아 움직이고 있다. 한때 공구 산업으로 국내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북성로의 명성은 쇠퇴했지만,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근대 공업기술이 장인들에 의해 계승되고 있다.
북성로는 대구 근대골목의 중심로로 여러 종류의 공구상이 있는 오래된 길이다. (사진: 최성민 기자)

KTX 잡지에도 소개됐던 북성로 공구빵 (사진: 북성로 공구빵 SNS)

최근 이러한 북성로의 정체성을 사랑하는 한 젊은 제빵사가 이색적인 마들렌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북성로 공구빵'이다. 북성로 유일의 주물공장 선일포금에서 30~40년 경력의 기술장인들이 만든 공구 모양의 주물빵틀을 이용하여 만드는 마들렌 '북성로 공구빵'이 KTX 잡지, 해외 유명 잡지, SNS 등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금 화제의 '북성로 공구빵'을 만나러 가본다.

북성로 공구빵 'Factory 09' 가게 전면사진 (사진: 최성민 기자)

우선 '북성로 공구빵'을 만나러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북성로의 특성상 골목이 많고, 길이 좁아 다닥다닥 붙어있는 많은 가게 사이에서 가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주차공간이 따로 없어서 차량 이용 시 불편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Factory 09'에 도착했을 때 아기자기하고 차가운 가게 외부 인테리어가 공구빵이라는 컨셉에 맞아 떨어졌다. 특유의 차갑고 딱딱한 인테리어가 좁은 골목과 아스팔트와 너무 잘 어울렸다.

북성로 공구빵 'Factory 09' 가게 전면사진 (사진: 최성민 기자)

가게 내부 인테리어는 더 힙스러웠다. 무거운 느낌의 검은 벽지와 다양한 공구 장식품, 철체 골동품 테이블 등 컨셉에 충실한듯한 이색적인 인테리어가 시각적인 만족감을 더했다. 가게 내부는 협소했지만, 그 덕분에 이색적인 인테리어를 한눈에 다 담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머물다 가고 싶을 정도···

계산대 전경과 갓구운 공구빵 (사진: 최성민 기자)

계산대 위에는 갓 구운 공구빵이 올라와 있었다. 볼트, 너트, 몽키스패너 모양 덕에 빵을 먹기도 전에 군침이 돌았다. 게다가 대부분의 빵집은 계산대와 제빵공간이 분리되어 있는데 'Factory 09'는 제빵공간과 계산대가 일체형이라 빵이 구워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여담이지만 사장님께서 굉장히 친절했다!

'Factory 09'의 공구빵 메뉴판 (사진: 최성민 기자)

공구빵을 메인으로, 빵과 함께 먹으면 어울리는 다양한 음료도 함께 판매한다. 재밌는 부분은 공구 모양별로 가격이 다르다는 점이었다. 가격은 너트 < 볼트 < 스패너 순으로 비쌌는데, 그만큼 빵의 질량(?)이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했다. 공구빵의 근본이 '마들렌'인데 시중에서 마들렌의 1개의 평균 가격이 1,500~2,000원이기에 가격도 딱 적당했다.

set3을 시키면 상자포장을 해준다. (사진: 최성민 기자)

코로나로 인해서 매장 내 취식이 어려웠고, 직장 동료들과 함께 나눠 먹을 목적으로 다양한 메뉴 중에 set_3 (= 너트 + 볼트 + 몽키스패너 X 3)을 주문했다. 포장된 상자가 공구빵의 컨셉과 잘 어울렸는데 사장님께서 사소한 부분까지 고민한 흔적이 돋보여서 소비자로서 뿌듯했다.

상자를 열면 예쁘게 정돈된 공구빵과 명함이 눈에 띈다. (사진: 최성민 기자)

상자를 열면 가장 먼저 명함이 눈에 띄었다. 명함에는 SNS주소와 공구빵에 대한 간단한 글귀가 적혀있었다. 공구빵은 낱개로 재포장 되어있었다. 작은 부분까지 신경쓴 사장님의 노련함이 돋보였다. 선물용으로도 참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실제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가 가능하다고 한다.)

몽키스패너 모양의 북성로 공구빵 (사진: 최성민 기자)

모양은 다르지만, 맛은 똑같기때문에, 나는 동료들을 나눠주고 남은 몽키스패너 공구빵을 먹었다. 질감은 '겉바속촉'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웠다. 특이한 디자인 덕분에 빵의 표면을 잘 느낄 수 있어서 촉감도 좋았다. 맛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마들렌의 맛에 카스텔라의 부드러움을 더한 맛이었다. 굳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커피와 함께 먹지 못했다는 점.

북성로 공구빵을 만드는 'Factory 09' 가게 내부 (사진: 최성민 기자)

평소 밥보다 빵을 더 선호하는 사람이라 '북성로 공구빵'이 주는 인상이 강렬했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 이색 음식을 먹어보고 싶은 사람, 힙한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 대구 데이트 코스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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