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향촌동의 숨겨진 보물, 독립책방 '더 폴락'

대구중구북성로 이수형 승인 2021.03.07 17:38 의견 0

대구 북성로 향촌동은 성인텍과 수제화 골목, 공구거리 등 주로 노년층의 비율이 높은 곳이다. 하지만 하나둘씩 청년들의 발걸음을 끌어들이는 히든 플레이스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2012년에 개업하여 현재까지 운영 중인 ‘더 폴락’이라는 독립 책방이다. 독립 책방은 도대체 무엇인지 왜 이곳이 청년들의 발걸음을 유도하는 장소인가에 대한 물음을 가질 수 있다. 더 폴락은 방문하고 나면 자꾸 생각나고 신경 쓰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당신의 호작질을 응원한다는 더 폴락의 명함, 출처 포토박

도시재생과 독립책방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 하지만 노인인구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향촌동에서 책방이라는 공간을 통한 청년들의 문화적 교류에서 나아가 노인과 청년들의 문화적 교류 또한 기대할 수 있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우리들의 리그로 확대될 수 있다.

자꾸 생각나는 더 폴락의 매력을 알아보도록 하자.

더 폴락 골목 입구, 입간판 (사진:이수형)

더 폴락의 첫 번째 매력, 진정한 히든 플레이스

향촌동 뒤엉킨 골목을 헤매다 보면 S 모텔 뒤 좁다란 골목을 따라 더 폴락이 있다. 여기가 진짜 맞다고? 이런 곳에 책방이 있다고? 의심하며 들어간 골목에 노란 입간판이 보이면 그제서야 제대로 찾았구나 안도하며 빠른 걸음을 옮긴다. 찾아 헤매던 보물을 끝끝내 발견한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사진:이수형)

더 폴락의 매력 두번째, 규격화되지 않은 책들

책방 안으로 들어서면 이것도 책이라고? 싶은 사이즈, 두께의 출판물들이 선반에 즐비해 있다. 응당 우리의 상식에 박혀있는 책이라 함은 의미 있는 문장들 교훈을 주는 메시지, 마음의 양식인데 하지만 책이라고 꼭 그래야 하나?

이곳은 그 어느 출판물에 관해서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이것이 독립출판, 독립서점의 매력이다. 수치스러운 기억이 깃들어있는 일기장을 책으로 만들어도, 반려견 사진만으로 책을 만들어도 좋다.

아주 작은 포켓북에서 A3 사이즈의 책까지, 아주 얇은 두께의 책, 아주 두꺼운 책, 이런 책은 비가 오자마자 너덜거리지 않을까? 의문이 드는 재질의 책등 규격화되지 않은 책을 통해 편견을 없앤다. 대구 구석구석을 사진으로 찍어 출판된 책이 인상적이었다. 문득 ‘오늘은 어떤 책이 나의 편견을 깨줄까’하며 더 폴락을 더 알아가고 싶고 더 들락거리고 싶게끔 만든다.

(좌) 책방일정 (사진:이수형),(우) 홍보 포스터 (사진:더폴락 인스타그램)

더 폴락의 매력 세번째, 책방에서의 생산적 활동

서점에서 나도 모르게 소곤소곤 말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누군가와 함께 가지만 결국엔 따로인 채로 책을 구경하고 만다. 하지만 더 폴락은 또 한 번 분위기를 뒤집는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진행하지 못하지만 코로나 이 전에는 다양한 전시를 진행하였다.

‘아마도 생산적 활동’이라는 행사는 작년 11월 7일 ~8일 이틀간 진행되었다. 시간별로 행사가 나눠져 있으며 작가와의 이야기 시간, ‘아마도 생산적 글쓰기’라는 제목의 백일장, 뮤지션의 어쿠스틱 공연도 진행되었다. 기존의 서점이 혼자서 조용히 즐기는 것에 그쳤다면 다양한 전시 및 이벤트를 통해 여럿이 대화하고 소통하는 분위기로 공간이 전환되면서 캐주얼한 분위기로 공간을 즐길 수 있다.

더폴락에서 다양한 음료를 마실 수 있다 (사진:이수형)

더 폴락의 매력 네번째, 커피와 책 그리고 책방

카페에서 책과 커피를 놔두고 대화하는 것과 책방에서 책과 커피를 놔두고 대화하는 것 도대체 두 개가 뭐가 다르냐고 묻는다면 ‘공간이 선사하는 미묘한 차이’라고 말하고 싶다.공간이 선사하는 미묘한 차이는 마음가짐을 다르게 한다.

카페에서 책과 커피를 놔두고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면 책은 2순위가 된 채 카페 테이블을 장식하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전락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책방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한다? 왠지 이런 기회는 없을 것처럼 책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커피를 마실 수 없게 되었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다시 한번 방문해 커피를 마시며 책에 대한 가볍고도 진지한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은 욕구가 피어오른다.

서점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도 향촌동에 발을 들여보지 못한 사람도 더 폴락이 어딘지 모르는 사람도 그냥 모든 사람들이 향촌동의 더 폴락의 매력에 빠져들어봤으면 좋겠다.기대하지 못한 공간에서 기대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향촌동을 빠져나갔으면 좋겠다.
당신이 ‘더 폴락’을 신경 쓰여 했으면 좋겠다.

* 운영시간 13:00 - 19:00 (월요일 휴무)
* 연락처 010-2977-6533
* 인스타그램 @thepollac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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