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장들이 운영하는 네 가지 색의 상점

낙후된 골목에 나타난 젊은 사장님들로 인해 한층 밝아진 분위기

여수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선민지 승인 2021.09.24 16:10 의견 0

공화동 청년회, 공청회의 회원들은 공화동의 골목길에서 상점을 연 청년 사장님들이다.

공화동은 여수엑스포역에 내리는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역전과 가깝고 근처에 관광지와 숙소가 몰려 있는 좋은 위치인데, 동네가 쇠퇴되어 있었다. 공화동 골목에는 카페 트루베를 제외하고는 문을 열지 않거나, 텅텅 빈 가게가 대부분이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청년들이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고, 그 결과 세 명의 청년사장님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카페 트루베, 다르상점, 후르쯔, 브라운 인디고의 사장님들은 공청회라는 이름으로 주민제안공모사업에 도전하였다. 공청회는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고 관광객들의 방문도 유도할 수 있는 주민제안공모사업으로 플리마켓을 제안했다.

하지만 코로나 감염 상황이 심해지자 플리마켓은 연기되었다. 비록 주민제안공모사업은 연기되었으나 네 상점으로 인해 골목의 분위기가 얼마나 밝게 변했는지, 관광객이 들를만한 매력이 있는지 궁금했다. 상점의 분위기, 접근성, 판매하는 소품과 음식 및 음료 등 이모저모를 리뷰해보기 위해 네 상점에 방문해보았다.


1. 카페 트루베

여수 엑스포역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상점들이 있는 공화북 4~5길로 이동했다. 15분 정도의 거리로 점심으로 먹은 음식이 어느 정도 소화되었다. 네 개의 상점 중 식 후 커피 한 잔과 간단한 디저트를 먹기 위해 카페 트루베로 향했다.

△ 전남 여수시 공화북4길 5, 트루베 전면 사진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빵 냄새가 은은하게 났다. 가게 카운터 옆 벽으로 가려진 공간에서 빵을 굽는다고 한다. 여느 평범한 카페처럼 커피를 판매했고, 가운데 놓인 테이블에 빵을 전시해 놓은 것이 눈에 띈다. 빵이 마치 박물관에 전시된 돌처럼 보여서 모조품 같았다. 카페의 아르바이트생에게 물어보니 진짜 빵을 전시해놓은 것이고, 구매할 경우에는 새로운 빵을 꺼내준다고 한다.

△ 트루베 1층 내부 카운터 및 진열대 사진

커피를 주문하고 빵이 놓은 테이블을 둘러보는데 소금빵이 눈에 띄어 추가 주문했다. 소금빵은 라봉비에트 버터와 천일염을 사용하여 감칠맛이 돌고 고소하였다. 소금빵에는 히말라야 핑크솔트가 보석처럼 박혀있었는데, 짠맛이 강하니 먹지 말라는 안내문에 따라 먹지 않았다. 따뜻하게 데운 소금빵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추가하니 흔히 말하는 ‘단짠단짠’으로 맛있게 잘 먹었다. 빵의 맛이 부담스럽지 않아 어르신들도 쉽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 시오빵(소금빵)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추가한 모습

빵과 커피를 다 먹고 나가니 지하 계단이 보였다. 지하 1층에도 트루베의 매장이 있는데, 카운터는 없고 넓은 매장 홀만 자리하고 있다. 자리가 넉넉하고 넓어 편하게 모여 이야기하기 좋아 보였다. 카페 트루베는 가게 내부가 넓고 쾌적하며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라 쉬어가기 좋은 장소이다. 하지만 지하에도 자리가 있다는 구두 안내나 표시가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 또한 사진을 찍기에 멋진 장소이나 여수의 특색이 느껴지는 음식이나 음료가 없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 트루베 지하 1층 매장 사진

2. 다르상점

카페 트루베를 나와 부른 배를 꺼뜨리기 위해 다르상점으로 향했다. 다르상점 근처로 향하니 낙후되어 있는 골목이 보였다. 다르상점 안과 주변에는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다. 사람들이 많으니 골목의 분위기가 한층 밝아 보였다.

△ 전남 여수시 공화북3길 12 1층, 다르상점 사진

△ 다르상점 옆 골목길

다르상점은 차박 및 감성캠핑용품 대여와 아기자한 소품들을 취급하는 상점이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여러 소품들이 눈길을 끈다.

△ 다르상점 내부 사진
△ 다르상점 피크닉 세트/ 캠핑세트 대여존


색색의 소품들로 인해 눈이 즐거운 장소이다. 매장 한쪽에 있는 여수에 관련한 소품들도 눈에 띈다. 여수의 인기 관광지와 동백꽃 등 그림이 그려진 엽서와 스티커, 손거울과 조개 모양의 자석을 판매하고 있었다. 관광객들이 여수에 온 기념으로 사 갈만한 상품으로 보인다.

△ 다르상점 내부사진 중 여수와 관련된 소품들


다르상점의 사장님은 “여수에 오신 관광객분들은 조개 모양의 풍경을 많이 사 가세요. 아무래도 여수가 바닷가이다 보니, 조개를 보며 여수 바다를 추억하시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 다르상점 조개 풍경

다르상점의 사장님께 가게 한편에 비치된 옷에 대해 물어보다가 플리마켓에 대한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환절기를 맞이하여 다른 가게들과 함께 상품 가격을 할인해 플리마켓을 열 계획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취소되어 매우 아쉽다고 한다. 다르상점은 작고 신기한 소품들이 여기저기 숨어있어 오랫동안 둘러보는 것이 좋다. 때문에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기에 좋은 곳이다. 실제로 내가 가게에 들어갔을 때 가게에 이미 들어와있던 손님들은 내가 가게를 나설 때까지 상점에서 나가지 않았다. 가게가 협소하다는 점이 유일한 아쉬운 점이다.


3. 후르쯔

다르상점을 나와 조금 걸으면 후르쯔가 보인다. 후르쯔는 낱개 과일, 과일 컵, 착즙 주스, 과일 그릭 요거트를 판매하는 곳이다.

△ 전남 여수시 공화북4길 6, 후르쯔 사진

후르쯔에서는 제철 과일을 갈아 그릭 요거트 위에 뿌려 주는 시즈너블 요거트도 판매하고 있다. 제철 과일을 확실히 홍보할 수 있는 팜플렛이나 칠판같은 것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가게 안에서는 신선한 과일들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선물하기에 적절한 포장이라 좋아 보인다. 가게 안에서 밖을 보니 브라운 인디고에서 와인을 구매한 손님이 후르쯔에 들러서 요거트를 사 가는 것이 보였다. 근처에 있는 네 상점이 서로 시너지효과를 주는 것이다.

△ 후르쯔 내부 과일 사진

주문한 초코그릭요거트와 시즈너블 그릭요거트는 많이 달지 않았다. 특히 시즈너블 그릭요거트 위에 뿌려진 제철과일 복숭아는 신선하고 그릭요거트에 어울렸다. 나는 그릭요거트를 후르쯔에서 처음 먹어봤는데, 첫 입에서는 꾸덕꾸덕한 식감이 익숙하지 않아 먹기가 꺼려졌다. 시즈너블 그릭요거트는 위에 뿌려진 복숭아와 함께 먹으니 잘 넘길 수 있었는데 초코 그릭요커트는 넘기기가 조금 힘들었다.

그래도 건강한 맛과 제철 과일의 달콤함으로 노인과 아이까지 즐길 수 있는 맛이었다. 그릭요거트를 싫어하는 손님들은 스무디나 과일 컵을 즐길 수 있는 다른 선택지가 있어 다행이다. 포장해가는 손님이 많았으나 매장에서 먹고 싶어 하는 손님들도 많았다. 매장에는 자리가 세 개 있고, 밖에 야외테이블이 있었는데 낮에는 아직 햇볕이 뜨거워 손님들이 야외테이블을 힘들어하여 협소한 위치가 아쉽게 느껴진다.

△ 왼쪽부터 초코 그릭요거트, 시즈너블(제철과일 복숭아)

4. 브라운 인디고

세 개의 상점을 둘러보고 나니 체력적으로 꽤나 지쳤었다. 마지막으로 브라운 인디고로 향하는데, 가게 외부에 늘어져있는 빈 와인병이 인상적이다.

△ 전남 여수시 공화북4길 7 1층, 브리운인디고 외관 와인병 사진

브라운 인디고는 수입 식료품과 와인, 치즈를 판매하는 보틀샵이다.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아 가게에 들어가 치즈를 둘러보았다. 브라운 인디고의 사장님께서는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치즈와 버터 등을 구비해놓고 있어요. 특히 치즈는 유통기한이 짧아 매번 그 종류가 바뀌어요.”라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같은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손님들에게는 단점이겠으나 여러 가지 치즈를 접해보고 싶은 손님에게는 장점으로 다가올 것이다.

△ 브라운인디고 매장 안 냉장고 속에 다양한 종류의 치즈

사장님은 친절하게 치즈에 어울리는 음식과 치즈를 먹는 방법, 보관하는 방법 등을 설명했다. 또한 와인진열대에는 와인의 원산지, 종류, 품종, 노트와 맛, 성분, 바디감 등에 대해 꼼꼼히 적혀있어 사장님의 와인과 치즈에 대한 열정이 돋보였다. 사장님의 열정에 힘든 것도 있고 열심히 설명을 들었다.

△ 브라운인디고 매장 안 와인진열대

와인과 치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장소이겠으나 와인과 치즈를 좋아하거나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는 장소이다. 가게 안에 있는 와인과 치즈는 이름부터 어려워 접근하기 쉽지 않다.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시식코너가 있었으면 접근성이 올라갈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총평 및 기대하는 점

총평: 네 개의 상점이 인접해 있어 천천히 걸어 다니며 쭉 둘러보기에 좋다. 각자 상점의 매력이 달라 지루하지 않고 눈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네 상점은 가게 외관을 통유리창으로 하거나 눈에 띄는 간판, 커튼 등으로 꾸며놓아 골목길을 다채롭게 장식했다. 그리고 상점과 상점 주변에 사람들이 꽤 있어 전체적으로 동네가 밝은 분위기였다.

상점 내부가 깨끗하고, 진열이 보기 좋게 잘되어 있어 관광객들이 와 사진을 찍기에 좋아 보인다. 하지만 여수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특별한 상품을 기대한 관광객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가게가 다소 협소하다는 점도 아쉽다. 가게의 트렌디함은 젊은이들에게는 인기가 있겠으나 중장년층은 접근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대하는 점: 막 창업을 시작했던 2020년에는 영수증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여 네 상점을 모두 들를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이처럼 네 상점이 연계한 이벤트를 진행하여 관광객을 유입시키면 좋을 것 같다. 후에 관광객과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모두 이끌 수 있으며, 동네의 분위기를 더욱 활기차게 만들 플리마켓이 열릴 날을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한국표준협회 지속가능도시추진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