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사람과 문화의 공존, 서노송예술촌을 방문하다

탐방경로 : 새활용센터 다시 봄 - 노송늬우스 박물관 - 성평등 전주

전주역세권 도시재생현장지원센 승인 2021.10.12 15:54 의견 0

도시의 다양한 가치를 발굴해내고 기록하는 기록화 사업은 도시재생에 있어 주요한 사업 중에 하나이다. 사업 3년 차에 접어든 전주 역세권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는 우아1동의 도시재생 및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기록화 사업을 구상 중에 있으며, 이를 위해 서노송예술촌 기록의 발자취를 따라가보고자 한다.

▶ 서노송예술촌, 유리창 너머의 새로운 공간

곳곳에 지역작가들의 예술작품이 전시되어있는 서노송예술촌의 모습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되는 성매매 업소의 모습

1950년대 노송동에는 현재의 전주시청 자리에 전주역이 위치했다. 이 전주역 인근으로 업소들이 들어서면서 1960년대 초 성매매 집결지가 생겨났고, 이를 ‘선미촌'이라 불렀다. 40~50년동안 밤이 되면 불법 호객행위가 이루어지던 공간들은 2015년 선미촌이 도시재생지구로 지정되고 문화재생사업이 이루어지면서 인권 및 예술관련 프로그램들로 그 기능이 전환되었다.

전면이 유리로 되어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공간들은 공예 수업, 재활용품을 이용한 가구전시, 회화작품 전시 등 다양한 체험 활동 및 작품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에 커튼으로 가려졌던 공간들이 지금은 지나가는 이들에게 밝은 분위기를 전달해주고 있다.

▶ 서노송예술촌, 유리창 너머의 새로운 공간

새활용센터 1층에 배치된 3호점 건물에 대한 설명
3층 기획전시실로 가는 계단실에서 마주한 기억의 공간

계단 너머의 공간

새활용 센터 ‘다시 봄'은 과거 선미촌의 3호점 이었던 건물을 전주시가 리모델링하여 문화예술 공간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3층의 기획전시장으로 향하다 보면 측면에 ‘기억의 공간'을 마주한다. 기억의 공간은 당시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한 은신처로 향하던 통로였다. 미로 같았던 이 건물의 계단은 총 3개로 엘리베이터 공사를 하고 계단 일부를 남겼고 이 곳을 작은 전시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현재 전시된 사진은 리모델링을 하기 전 과거 사진으로 전북인권지원센터에서 제공한 사진이다.

3층 기획전시실 입구
정하영 작가의 작품

▷ 새활용 기획전시장

새활용센터 다시봄의 3층은 개관을 기념하여 새활용을 포함하면서도 지역의 문제 해결을 위한 로컬 활동 등을 해온 5명의 디자이너 및 기획자를 소개하는 기획전시장이 조성되어져 있다. 본래의 용도를 읽고 방치되었던 재료들이 아름다운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 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공간을 리모델링 하기 전 실제로 사용하였던 집기와 소품, 옷가지를 통해 성찰과 인권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는 정하영 작가의 작품이 강렬한 색감으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 노송늬우스 박물관, 역사와 예술을 품은 곳

1층의 무랑갤러리 모습
1층의 무랑 가든의 모습

▷ 주민들이 만들어가는 박물관

노송늬우스 박물관은 주민 참여형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어 올해 1월 31일 개관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과거 성매매업소 건물을 전주시가 건물주에게 빌려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낸 것이다. 2층 규모의 노송늬우스 박물관의 1층은 ‘무랑 갤러리‘, ‘문화 사랑방‘, ‘무랑 가든'으로 구성되었다. 주민예술가의 작품 전시, 주민 커뮤니티 공간, 주민 쉼터 등 지역주민들의 소소한 소통 뿐만 아니라 외부인들과 지역 주민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2층 전시공간의 전경
G - 1004마을 사람들

G-8 정하영 작가의 설치작품

▷ 시간을 담은 13개의 방

노송 늬우스 박물관의 2층은 과거 성매매 영업을 했던 13개의 쪽방을 모두 고스란히 보존하면서 그 안에 작품을 설치하여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다. 위태로운 계단을 올라가서 만나는 쪽방마다 밖에서만 잠기는 녹이 슨 자물쇠가 달려있다.

13개의 쪽방은 조형예술가 5명의 조형작품 방, 신석정 시인의 방, 노송동에서 일어난 사건을 아카이빙한 ‘노송다큐 21’, 노송동 현재의 삶과 생활상을 신문 형식으로 만든 ‘노송늬우스’, 전주동초등학교 학생들이 바라본 ‘우리 동네'를 그린 미래그림 방, 신일중학교 학생들의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메시지 기록 방, 노송주민 110명의 표정을 독창적 기법으로 묘사한 인물화와 인터뷰 및 아카이브를 기록해 놓은 방 등으로 구성되었다.

(인용) G-8작품의 정하영 작가는 ‘육각형 도형의 결함과 타이를 엮어 만든 드레스를 통해 노송동에서 아직 풀어내지 못한 여성의 인권에 대한 이야기, 그 안에서의 여성들의 연대, 구속된 여성의 삶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집집마다 - 노송늬우스박물관」

▶ 성평등 전주, 선미촌 아카이브 전시관

선미촌 아카이브 전시관의 모습
여성인권 관련 서적들을 판매하는 '토닥' 서점의 모습

▷ 늘 우리곁에 있는 인권 이야기

성평등 전주는 전주시가 성매매 업소 건물을 다섯 번째로 매입해 ‘5호점’이라는 별칭을 가진 곳이다. 사회혁신 소통 협력 공간 1호점으로 문을 연 이 곳의 1층에는 여성협동조합 ‘오늘’에서 운영하는 카페와 성평등 ‘토닥'서점이 자리하고 있어 주민들과 처음 방문하는 이들 모두 편히 쉬다 갈 수 있다. 그 옆으로는 한국 사회 성매매 집결지 100년 역사와 여성 인권단체의 업적을 볼 수 있는 선미촌 아카이브 전시관 <여성인권 기록과 기억>이 전시되어 있다. 2층은 회원제로 운영되는 공유사무공간과 유튜브 촬영과 팟캐스트 녹음을 위한 스튜디오, 공유 주방이 있다.

선미촌의 역사를 설명하는 판넬
과거 군산 대명동과 개복동 화재참사에 대한 설명

▷ 여성인권이 발자취

선미촌에 대한 설명이 적혀진 판넬을 따라 걷다 보면 오래된 기사와 사진들이 눈에 들어온다. 군산의 대명동과 개복동 성매매집결지의 화재참사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2004년 3워 성매매방지밥이 제정되고 반성매매 여성인권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다. 이는 전주지역의 여성운동 단체가 여성들의 인권과 선미촌에 주목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2002년 선미촌에 현장상담소가 문을열었고 2014년 선미촌 정비민관현의회가 문을 발족하여 ‘여성인권과 예술의 거리'로 변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노송동은 아직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다. 점진개발을 해온 선미촌 1.0프로젝트를 계승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는 선미촌 2.0 프로젝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재 진행형인 ‘서노송 예술촌’이 앞으로 또 어떠한 모습으로 거듭날지 기대된다.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심영은 인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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