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구 일산역, 역사의 흔적과 문화를 담다

등록문화재 294호, 역사적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고양시 일산 도시재생현장지원센 승인 2021.10.12 16:12 의견 0

일산역 2번 출구로 나오게 되면 고층 아파트 사이 하늘색 박공지붕으로 이루어진 낮은 건물이 한 채 보인다. 바로 구 일산역이다. 1933년에 건립되어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오갔던 구 일산역은 현재, 고양 일산역 전시관과 희망 장난감 도서관으로 운영 중이라고 한다. 한국 근현대사의 산물인 구 일산역, 2021년에는 어떤 모습인지 확인해 보았다.



구 일산역은 일산서구 고양대로 662번길 35에 위치해 있다. 정문은 폐쇄되어 있어 역사 뒤쪽으로 돌아가야 들어갈 수 있다. 입구로 들어서니 전시관 앞마당에서 우쿨렐레를 연습하시는 주민분들을 볼 수 있었다. 작은 일산역사와 우쿨렐레 선율이 더해져 평화로운 느낌을 주었다. 마당 한 편에는 옛 철로를 그대로 유지 시켜 놓은 포토존과 여러 개의 벤치가 관람객을 맞이하였고, 벤치 옆에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 존이 마련되어 있어 인근 주민들이 옛 정취를 느끼며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었다.



먼저, 전시관 내부로 들어서면 일산역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일산역은 일제강점기, 수탈과 식민의 시대에 전쟁물자를 실어 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지면서 일본의 주요 병참기지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산역은 다른 한편으로는 민족 저항의 거점이자 독립운동의 시작점이다. 일산역은 고양 독립운동가들의 주요 활동지역으로, 일본 헌병이 검문을 강화하는 수색역 이전에 위치하여 김상옥, 김의한, 김가진 등 중국과 국내를 오가던 많은 독립운동가가 왕래하였다. 또한, 일산역 부근 일산시장에서 대규모의 만세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역사적 사실과 관련해 구 일산역은 2006년 등록문화재 제294호에 지정되었다.


다른 한 편에는 과거 일산역에서 사용했던 다양한 승차권 및 각종 물품이 전시되어 있고, 전시실 안쪽으로 ‘역 추억을 담다’ 특별전이 이어지고 있다. 일산역의 오래전 기억을 함께 추억하는 기증 전시품으로 구성된 사진, 대통령 표창장 등이 전시되어 있어 옛 일산역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일산역사는 전시 공간 뿐만 아니라 체험 공간으로도 이어진다. 역사 한 켠에는 옛 일산역사 매표소 공간을 재현해 놓았다. 역무원 유니폼을 입어보거나 옛 기차표를 발권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느린 우체통 엽서 쓰기, 태극기 스트링아트 체험, 태극기 바람개비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 곳은 문화아카데미 행사,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행사 공간으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일산역 전시관 관계자는 “구 일산역이 문화복합커뮤니티로서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많이 방문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전시관 옆에는 ‘신세계이마트 희망장난감도서관’도 자리하고 있다. 7세 이하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장난감과 도서를 연령별 분야별로 구입하여 대여하는 곳이다. 영유아들의 지능발달 및 감성 계발과 장난감 구매에 따른 부모님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2015년 개관했다.

구 일산역을 그저 도심 속 오래된 간이역으로 지나칠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의 역사적 가치와 주민들에게 편의와 쉼을 제공하는 공간임을 알 수 있었다. 가끔은 이곳에 방문하여 옛 감성을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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