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과거, 동양척식주식회사 이리지점 터(現 기업은행)

익산역 앞에 있던 동양척식주식회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익산 중앙동 지원센터 류의건 승인 2021.10.27 03:04 의견 0

익산역 앞 중앙동은 1912년 호남선이 개통되며, 새로 만들어진 신도시 이리*의 관문이자 중심지였습니다.

*이리(裡里 : 속리, 마을리)는 '속(안쪽)에 있는 마을' 이라는 의미의 '솜리'(속리 > 솝리 > 솜리)를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그들식으로 고쳐서 사용한 지명입니다.

원래, 솜리는 현재의 인화동 부근에서 10여호의 농가가 옹기종기 모여 살던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1995년 이리시는 익산시(이리시와 익산군 통합)로 지명이 변경되었고, 현재는 호남선,전라선,장항선이 교차하며, KTX와 SRT가 정차하는 대한민국 철도교통 중심지입니다.

이리역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교통의 중심지인 이리역 앞 중앙동에는 일본인 거주 인구가 늘어나면서 각종 상업시설과 거주시설도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영정통(현 익산문화예술의거리~SC제일은행)과 일정목을 따라 익옥수리조합, 이리좌(이리극장), 나루토 여관, 당본 백화점, 조선식산은행, 동양척식주식회사 그리고 동양척식주식회사의 사택들이 모여있는 신한장 등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일본인들이 평야가 많은 전라북도 지역으로 들어와 만경강 인근의 땅들을 헐값에 사들여 대농장주(호소카와 농장)가 되거나, 중앙동 인근 인화동에도 대교 농장이 있었음을 볼 때 ‘이리’는 그 당시 일본 쌀 수탈의 중심 무대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일제강점기 익산 내 농장 분포도(1932년 기준) [출처 :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


​이런 이유로 일본에서 이리시로 인구가 계속 유입되었고, 일제 강점기에 이리역 앞 중앙동은 그들이 생활하고 거주하는 중심 번화가였습니다.

그래서, 중앙동에는 일제 강점기의 흔적과 스토리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로 인해 중앙동의 일본 건축물들이 대부분 사라졌고, 지금의 중앙동에는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에 지어진 콘크리트 건물들이 주로 보입니다.

그래서, 현재의 많은 익산 시민들도 일제강점기 시대 중앙동의 장소들과 스토리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대의 잔재를 그리워하는 게 아니라, 일제 수탈의 무대였던 이리의 아픈 흔적과 이야기를 기억하고, 앞으로 우리 미래세대들이 다시는 겪지 않아야 할 역사에 대한 교훈을 얻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과거사를 제대로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동양척식주식회사 이리지점은 현재의 중앙동 SC제일은행 자리에 있었습니다.

동양척식주식회사에 대해 알아보고 과거를 상기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공부하다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동양척식주식회사. 동양척식주식회사는 1908년 일제가 대한 제국의 토지와 자원을 수탈할 목적으로 설치한 식민지 착취 기관입니다.

​▲ 동양척식주식회사 이리 지점 [출처: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

​1909년 1월 29일부터 서울에 본점을 두고 본격적으로 우리나라 수탈에 앞장선 동양척식주식회사는 1910년부터 1918년까지 지속된 토지조사사업에서 토지를 직접 관리하거나 싼값에 지주들에게 팔기도 했습니다.

​이 회사의 토지 소유는 조선에서 토지조사사업이 완료된 뒤 국유지 매각의 혜택으로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1920년 말 소유지는 9만 700여 정보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소유 토지는 전국에 걸쳐 있었으나 특히 전라남도·전라북도·황해도·충청남도의 곡창지대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동양척식주식회사는 당시 한반도 각 도의 주요 도시마다 분점이 있었는데요. 농민 수탈의 첨병 역할을 했던 동양척식주식회사 이리 지점은 1921년에 당시 이리역 앞에 개점했습니다. 현재는 그 건물은 사라지고 그 터에 기업은행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 현재 중앙동 IBK 기업은행 [촬영: 류의건 기자]

아픈 역사를 가진 동양척식주식회사지만 일제 강점기의 대표적인 식민지 수탈 기관으로 당대 경제사 및 농업사 연구에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앙동 기업은행 옆을 지날때, 한번쯤 이 건물이 가진 역사를 생각해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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