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송정 빵집 이야기 - 소보리 제빵소, 바이건 베이커리, 베이킷업

송정동 골목 상권을 밝히는 작은 베이커리들

송정 도시재생지원센터 김지혜 승인 2022.01.25 02:25 의견 0

최근 송정동 곳곳에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개인 베이커리들이 생겨나고 있다.

기존 상점들과 다른 분위기의 베이커리들이 들어온 이후 카페, 바 등 젊은 사장님들이 이끄는 가게들도 조금씩 입점하는 추세다.

송정 도시재생지원센터는 2021년 송정동에 오픈한 빵집 세 곳을 방문해 사장님들을 인터뷰하고 블로그에 게시했다. 그 간의 인터뷰와 블로그 포스팅을 바탕으로 송정동 빵집들에 대해 소개한다.

▶ 건강과 환경을 생각한 비건 베이커리, 소보리 제빵소

소보리 제빵소 외관 (사진=김지혜)

송정동 주민자치 회관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소보리 제빵소는 비건 베이커리다. 계란과 버터 같은 동물성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식물성 유지 등의 식물성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밀가루는 국내산 쌀가루와 보릿가루로, 백설탕은 유기농 사탕수수 원당으로 대체한 빵을 만들어 판매한다.

카페 메뉴도 마찬가지로 아몬드 우유 등의 비건 우유로 이용한다. 그래서 비건들은 물론 어르신들, 아이들이 먹기도 덜 부담스럽고, 심지어는 아토피나 암 환자들까지 소보리 제빵소의 빵을 찾고 있다.

소보리는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카페가 되려 노력하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카페 음료 포장을 모두 일반 쓰레기로 배출 가능한 용기에 제공한다. 다만 베이커리류의 포장은 단가가 높아 아직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보여주기 식이 아닌 주어진 상황에서 환경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소보리 제빵소의 진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소보리 제빵소의 시그니처 메뉴 소보리 식빵과 바게트, 시나몬 피칸 비스코티 (사진=김지혜)

소보리 제빵소의 시그니처 메뉴는 식빵과 바게트다.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쌀가루, 보릿가루로 만든 식빵과 바게트는 일반 베이커리에 비해 촉촉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아담한 사이즈와 속에 부담이 안 간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한 끼 식사로 찾는다고 한다.

사장님 픽인 시나몬 피칸 비스코티는 이전에 일하던 곳에서는 열 개씩 사 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중독성 있는 메뉴라고 전했다. 딱딱한 식감 탓에 어르신이 사 가시면 만류를 한다고 농담했지만, 천천히 오래 씹으면 시나몬 향에 견과류의 고소한 맛이 더해져 와인 안주로 제격이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소보리 사장님은 더 건강한 빵, 더 친환경적인 가게를 만들고 싶다고 대답했다. 인터뷰 도중에도 많은 손님들이 다녀갔는데 20~30대부터 어르신들까지 들어오는 손님을 모두 기억하고 안부를 묻던 사장님의 모습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 프랑스 정통 바게트와 크루아상, 바이건 베이커리

바이건 베이커리 외관 (사진=김지혜)

송정동의 랜드마크인 제방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제방 길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바이건 베이커리를 만날 수 있다. 바이건 베이커리가 있는 하늘색 건물은 제방 길에서도, 동네를 걷다가도 눈에 띄어 한 번쯤 기웃거리게 된다. 매장 내부의 인테리어 역시 프랑스 정통 빵집답게 유럽 영화에서 본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프랑스 유명 요리학교에서 제빵을 전공하신 사장님은 빵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일반 밀가루의 경우, 정제가 되어있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첨가제도 들어가 인위적으로 밀가루에 빵을 형성하는 힘을 주는데, 바이건은 이 과정을 모두 시간으로 풀어낸다.

첨가제가 포함되지 않은 100% 유기농 밀가루만을 이용하는 바이건의 빵은 ‘폴딩’이라는 방식으로 밀가루에 힘을 실어주고, 매일 15시간 이상의 발효공정을 거친다. 복잡한 공정 때문인지 빵이 진열된 아담한 카운터와 다르게 입구 건너편 문 안쪽 주방 공간은 상당히 넓게 조성된 것을 볼 수 있다.

바이건 베이커리의 빵들. 다양한 종류의 바게트와 크루아상을 볼 수 있다. (사진=김지혜)

바이건의 메뉴는 크게 계란과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하드 계열 빵들과 계란과 버터가 들어간 비에누아즈리로 나뉜다. 기본적인 프랑스 정통 빵인 바게트와 크루아상을 대표로, 애플파이, 후르츠 바게트, 아망드 크루아상 등 다양한 재료가 추가된 프랑스빵들을 맛볼 수 있다.

빵에 매일 하루 15시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는 그 노력에서 사장님의 빵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인터뷰 이후에도 사장님과 동네가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송정동에서는 눈에 띄는 빵집이지만 오래된 상점들 못지않게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지역에 융화되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장님의 모습이 다가올 미래의 송정동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건강과 맛을 동시에 잡은 베이커리, 베이킷업

송정동 중심 도로변 낮은 상점들 사이, 단연 눈에 띄는 붉은 벽돌 건물이 있다. 한눈에 봐도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이 건물 1층에는 깔끔한 로고의 빵집, 베이킷업이 자리하고 있다.

베이킷업 외관 (사진=김지혜)

베이킷업은 완전 비건은 아니지만, 건강한 빵을 추구하는 베이커리 카페이다. 베이킷업의 사장님은 빵이 몸에 좋지 않은 이유는 설탕과 버터가 과다하게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베이킷업은 설탕과 버터의 양을 최대한 줄이고 건강한 재료를 사용하여 빵을 만든다.

동물성 재료가 들지 않은 비건 빵도 있지만, 버터나 계란, 설탕 등의 함량을 줄여 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가장 건강한 메뉴들로 구성했다. 실제로도 100% 비건은 아니지만, 속이 편하고 칼로리가 적어 식단을 하거나 건강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거나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대학가가 근처인 만큼 베이킷업은 짧은 인터뷰 와중에도 배달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배달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가 논란인데, 베이킷업은 환경을 위한 노력도 실천하고 있다. 로고가 새겨진 경우 코팅이 되어있어 분리수거가 어려우므로 포장 용기와 비닐에는 모두 로고를 새기지 않았고, 비닐은 생분해 비닐을 이용한다. 테이크 아웃 컵, 홀더, 캐리어 역시 로고를 넣지 않고, 빨대도 친환경적인 재질을 이용하고 있다.

베이킷업의 시그니처 메뉴. 검은콩 소보로와 통밀 바나나 (사진=김지혜)

하지만 무엇보다 강조한 부분은 바로 직접 개발한 빵이다. 베이킷업에는 검은콩 소보로, 통밀 바나나, 호·호·크(호밀 호두 크랜베리) 등 처음 보는 빵들이 눈에 띈다. 그 중 땅콩버터와 물엿이 들어간 기존 소보로와 달리, 국내산 검은콩 가루를 넣어 만든 소보로 토핑이 담긴 검은콩 소보로가 100% 자체 개발 메뉴로 베이킷업의 시그니처를 맡고 있다. 이처럼 개발한 빵에 대한 짧은 설명만 보더라도 사장님의 자부심과 베이킷업의 확고한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공통적으로 송정동에 오게 된 이유를 물었을 때 세 곳의 사장님들은 모두 제방 길, 한적한 동네 분위기 그리고 요즘 도심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는 이웃들간의 정을 이야기했다. 주변 상점들간의 연계나 제방 길 행사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상권 활성화에 대한 방안도 논의했다.

송정동의 진가를 알고 지역 발전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젊은 사장님들 덕에 송정동 골목 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다.

송정 도시재생지원센터 블로그 [송정 빵집 이야기] 콘텐츠에서 인터뷰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센터 블로그를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송정 도시재생지원센터 블로그 https://blog.naver.com/songjung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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