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둥근숲, 기억을 전하는 공간 "공간・사람・기록"

‘고물자골목’에서 오래토록 살아온,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갈 사람들과 공간에 대한 기록

전라북도 도시재생지원센터 김윤 승인 2022.01.25 01:47 의견 0

전주 원도심 도시재생 현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 ‘둥근숲’을 탐방했다. 마침 탐방 당일 원도심내에 위치한 고물자골목의 기억을 담은 "공간, 사람, 기록" 이라는 전시가 진행중이었다.

둥근숲

위치: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2길 98-4

전시일시: 2021년 12월 9일

전시명: 고물자골목의 공간・사람・기록

■ 공간 소개_ 가치의 재발견

둥근숲은 공유공간으로, 과거에는 여관과 요양원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이었으나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던 공간이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재탄생했다. 이곳은 고물자골목에 위치하여 골목주민과 지역청년, 콘텐츠 생산자들 사이에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의 기능을 하고 있다. 건물의 1층은 전시공간으로 활용되며, 2층은 회의 및 강의를 위한 공간으로, 3층은 루프탑을 설치해 시낭송회와 상영회 등으로 다양한 이벤트가 가능하다. 이러한 공간을 기반으로 둥근숲은 '골목장인 기술전시', '숲이 될 마켓','제비장','일십백프로젝트'등 다양한 행사는 진행하며 고물자골목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 전시 내용 소개_ 기억의 가치

Part 1. 고물자골목 멀리서 바라보기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속에 눈에 띄지 않던 오래된 골목, 그곳에 고물자골목이 있다. 조선시대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오랜 역사를 품은 골목길이었지만 속절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2017년 고물자골목 일대에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면서 지금까지의 고물자골목이 간직한 기억과 오랜시간 골목길과 함께 해온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Part 2. 고물자골목에서 바라보기

오랜 세월을 지닌 고물자골목이다보니 오랜 시간 이곳을 지키며 함께한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그냥 흩어져 버릴지 모를, 그분들의 기억 속의 고물 골목에서 보낸 시간들과 추억들을 담아내었다. 과거의 고물자골목의 모습뿐 아니라 새로운 청년들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변화하는 고물자골목의 다채롭고 익숙한 듯 새로운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고물자골목의

기억지표

“고물자골목 주민들의 기억과 추억을 담다”

처음 둥근숲 전시 공간에 들어갔을 때 지도에 가장 먼저 눈길이 향했다. 고물자골목이라는 하나의 공간 안에 시간과 사람이 쌓인 모습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지표 같았다. 골목에서 시간을 보낸 사람들의 기억들이 하나하나 모인 것을 보자, 고물자골목이 특별하고 의미있는 공간으로 다가왔다. 저마다의 추억을 늘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에 대해, 나에게도 그러한 공간이 있었는지 기억을 되짚어보게 만드는 지도였다.

고물자골목의

기억전시

“흩어지는 기억의 끝자락을 기록하다”

전시는 1층에서 시작했지만, 종착지는 2층이었다. 고물자골목을 닮은 편안한 분위기가 감도는 공간이었다. 찬찬히 엽서와 책자에 담긴 고물자골목의 이야기들을 짚어보며 공간의 가치는 그 안에 담긴 이야기 임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 현장 에피소드

Episod1_ 1기 인턴들과 함께한 마지막 탐방

[공유의 즐거움]

고물자골목을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던 ‘둥근숲’은 도시재생1기 인턴들과 함께 떠났던 마지막 탐방이었다. 둥근숲에 관한 기사를 작성한 경험이 있는 1기 인턴들 덕분에 둥근숲의 현재 모습뿐만 아니라 이전에 진행했던 ‘제비장’이나 ‘골목장인 기술전시’이라는 행사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어 다른 모습들도 더 궁금해지는 둥근숲 공간이었다. 여럿이 함께 탐방에 나서니 다양한 시야에서 전시를 바라보며 느낀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다. 모두가 같이 느낀 부분은 ‘공간・사람・기록’의 전시를 통해 고물자골목만의 사라져가는 기억을 기록하고 남길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점과 우리들의 기억 속 공간들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게 다가왔다.

Episod1_ 2층 공간을 발견한 순간의 기쁨

[미완성의 아쉬움]

전시를 방문했을 당시에는 아직 전시가 완전히 준비된 것은 아니어서 방문객이 없었다. 조용히 관람을 할 수 있는 면에서는 좋았으나 사람들간의 소통과 이번 전시에 대한 분위기를 읽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1층에 마련된 전시 공간을 지나 계단을 올라가면 또 다른 고물자골목만의 매력을 담은 공간이 나타난다. 2층의 공간을 모르고 그냥 돌아갔다면 아쉬움이 많았을 것 같았다. 고물자골목의 모습들이 담겨있는 사진과 책자들, 제작한 엽서들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 탐방 마무리

[일상 공간 속 가치를 되짚어본 하루]

호기심에 가볍게 떠난 탐방이었지만 도시재생이란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로 다가왔다. 도시를 재생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새로운 질문을 얻었다. 특히 그 공간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고물자골목 전시의 취지가 기억에 깊게 남았다. 그분들의 골목길에 대한 기억의 가치를 발굴하고 담아낸 이번 둥근숲 프로젝트였기에 울림이 있는 전시였으며, 과거의 추억이 담긴 공간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었다. 앞으로 공간의 가치를 전할 수 있는 도시재생가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던 탐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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